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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인칼럼] 구슬 서 말로 무엇을 할까?

2020-08-26기사 편집 2020-08-26 07: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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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김경철 대전도시철도공사 사장
행정수도 이전 논의가 다시 불붙었다. 부동산 폭등으로 대표되는 수도권 쏠림 현상을 완화하고 국토균형발전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행정수도 이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전시장도 대전-세종 통합을 제안했다. 필자는 대전시 산하 공사 사장으로 몸담고 있지만 직(職)보다 평생을 대중교통 분야에 몸 담아온 경험에서 시장 제안에 맞춰 힘을 더하고 싶다. 대한민국 성장공식은 수도권 1극 중심의 불균형 성장전략이었다. 30-50클럽(국민소득 3만 불·인구 5000만 명) 가입국이 됐고 얼마 전엔 G7 정상회의 초청국가로까지 성장했다. 동시에 전 국민 5분의 1이 국토면적 1%에 몰려 사는 나라에 살고 있다. 해마다 혼인건수가 바닥으로 곤두박질치고 합계출산율은 0.92명으로 전 세계 198개국 중 198위로 추락했다. 반대로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큰 폭으로 증가해 2025년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

균형발전은 시대정신이다. 단순히 지방도 좀 먹고 살자는 투정이 아니라 100년 뒤까지 번영을 위해 반드시 달성해야 할 과업이다. 수도권 과밀화에 따른 비효율과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미래 성장엔진을 구축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이다. 대전과 세종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대전과 세종이 어떤 판단을 하고 어떤 방향을 바라보고 움직이느냐에 따라 대전·세종 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 또한 크게 달라질 것이다. 도시는 혁신의 산실이다. 훌륭한 자원이 집적되면 그전에 없던 새로운 무언가가 창조된다. 도시는 집적과 이를 통한 혁신을 발현시키기 위한 가장 중요한 토양이다. 현재의 세종시는 그 역할을 하기 어렵다. 공간적으로 정부부처와 배후 주거지로 구성된 것이 거의 대부분이다. 역사가 짧은 세종시에는 국가정책 결정 기능과 결합돼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할 수 있는 핵심 인프라가 부족할 수 있다.

대전은 세종의 부족함을 채워줄 수 있다. 대덕연구개발특구에는 국내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1900여 개 공공·민간연구소가 밀집해 있고 인력 7만 명, 연 10조 원 이상 연구개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그 옆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있어서 1만 명의 젊은 인재가 밤을 밝히고 있다. 2021년까지 대전과 세종 사이 신동·둔곡 지구에 건설하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가 본격 운영되면 기존 응용산업 분야에 더해 기초과학 신기술을 사업화하는 새로운 산업 혁신을 가속화할 수 있다. 한국의 실리콘밸리가 여기에 있다. 대전과 세종에는 구슬 서 말이 가득하다는 말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자명하다. 어떤 방식으로든 꿰고 연결해야 한다. 행정권역의 통합은 앞으로도 많은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두 도시를 하나의 생활-산업권역으로 묶기 위한 대중교통망 혁신이 가장 첫 번째 숙제가 될 듯하다. 두 도시의 중심부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안산국방과학단지를 연결하고, 이를 다시 충남 환황해경제권 교통망과 연결한다면 충청이 새로운 미래를 담아내는 커다란 그릇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수도권의 기존 대기업 중심 성장엔진의 한계를 보완하는 강소기업 중심의 충청권 성장엔진을 새롭게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행정권역이 다르면 권역에 따른 이익충돌이 생길 수밖에 없고 작은 이익에 집착하다 공동 이익을 놓치는 경우를 수없이 봐왔다. 대전과 세종은 지금 이 시간에도 하나의 생활권으로 통합되고 있고 이는 앞으로 더 강해질 것이다. 거스를 수 없는 커다란 흐름이다. 상생의 연계성을 강화하고 시너지를 극대화하여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힐 수 있는 대전·세종을 상상해 본다.

김경철 대전도시철도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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