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그래픽=대전일보DB]
코로나19 [그래픽=대전일보DB]
수도권발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한창인 가운데 충청권 지방정부와 정치권, 각급 기관 곳곳을 오간 인터넷 언론매체 기자가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지역사회가 바싹 얼어붙고 있다. 전국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본격 시행 중인 와중에 지역적으로 활동 반경이 넓은 언론사 기자의 확진 판정에 동선이 겹치는 지자체 단체장들이 줄줄이 진단검사를 받고 청사 내 기자 업무공간이 줄줄이 문을 닫는 등 소동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열린 지역 내 여권 지역위원장 선출 행사에도 해당 기자가 참석한 것으로 확인돼 정치권 주요 인사들이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24일 대전시 등 충청권 지자체에 따르면 전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유성구 원내동 거주 60대 여성(대전 216번)은 세종에 주소를 둔 한 인터넷 언론사의 발행·편집인을 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확진자는 대전시와 시의회, 시교육청, 세종시 등 각 기관을 두루 다니며 현장에서 기사를 작성·송고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이달 16일 기침과 인후통 등 증상이 발현한데 이어 23일 검체를 채취해 검사한 결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첫 증상이 발현한 이후인 지난 18일 대전시청사 기자실에서 코로나19 전담부서인 보건복지국장 주관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에 따라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 후 진단검사를 받은 시 보건복지국장은 24일 음성으로 나왔다.

이날 오전 허태정 대전시장을 비롯해 취재지원 업무를 하는 시 대변인실 소속 공무원, 출입 기자 등 수십여 명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기 위해 자치구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기도 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코로나 진단검사에 응한 이들의 결과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며 "청사내 기자실 등 확진자와 역학관계가 있는 공간은 폐쇄했다"고 밝혔다.

또한, 대전 216번 확진자가 양성 판정 받기 전까지 출입한 것으로 확인된 세종시에도 비상이 걸렸다. 세종시는 매주 목요일 열리는 시정 정례브리핑 취재차 해당 확진자가 지난 20일 청사를 방문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당일 브리핑을 주재한 이춘희 시장은 24일 오전 진단검사를 받은 뒤 곧장 자택으로 귀가했다.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세종시 측은 "시장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당혹해 했다. 확진자가 점심식사를 한 것으로 알려진 시청사 구내식당도 폐쇄 후 긴급방역 작업을 마쳤다. 시는 확진자의 청내 동선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감염 확산에 대한 지역 정치권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 18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상무위원회에 216번 확진자가 다녀갔기 때문이다. 차기 시당위원장 선출을 위한 이 행사에는 지역 국회의원(장철민·황운하·박범계·조승래·이상민·박영순)은 물론 단체장 등 다수 인사가 참석했다. 국회의원 6명은 보건당국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뒤 검사를 받고 자가격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대전시당은 당직자 등 진단검사와 함께 앞으로 외부인의 당사 출입을 통제하기로 했다.

민주당 대전시당 관계자는 "참석자들에게 검사를 유선과 문자메시지로 안내하고 있고 검사현황을 파악하는 등 보건당국의 조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미래통합당 대전시당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민주당이 코로나 전파 원인을 스스로 제공, 대전 패닉에 일조했다"며 "발칵 뒤집힌 대전이 코로나 확산 위기에서 탈출하기 위한 최선은 철저한 초기 대응"이라고 책임론을 부각했다. 문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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