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보건소 오전 100명 검사 마감… 타 자치구 보건소로 발길 돌려

분주해진 선별진료소
코로나19 지역 내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는 24일 대전 서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신호철 기자
분주해진 선별진료소 코로나19 지역 내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는 24일 대전 서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신호철 기자
24일 새벽 대전시 한 공직자로부터 문자메시지 한통을 받았다.

지난 18일 대전시 기자실에 방문한 출입기자(216번 확진자)가 오늘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으니, 같은 시간대에 있었던 출입기자도 출근하지 말고 가까운 보건소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으라는 내용이었다. 본보 기자는 해당일 오후에 기자실에서 근무하고 있었기에 진단 검사 대상자였다. 이날 오전 집 근처인 유성구 보건소를 방문하기 전 예약을 하기 위해 해당 보건소에 전화를 걸었다. 216번 확진자와 접촉해 진단 검사 예약 신청을 원한다고 밝혔다. 보건소에선 아직 216번 확진자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당장 검사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 더불어 이날 오전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검사를 신청해 검사 가능 인원이 마감됐다는 설명도 들었다.

다행히 서구보건소에서는 코로나19 진단검사가 당일 가능하다는 소식을 듣고 길을 나섰다. 서구보건소에 도착하자 검사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줄이 보였다. 대기하는 동안 관계자가 대기 인원의 온도를 측정하고 번호표를 작성해 나눠줬다. 이후 진료소 앞에 도착해 `검사 신청 및 개인정보 수집 이용 제공` 동의서를 작성, 제출했다.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전국이 긴장상태인 가운데 보건의료진도 고군분투중인 것은 시민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폭염 날씨가 이어지면서 방호복을 입은 의료 인력들이 지쳐 교대로 이동식 에어컨 앞에 서 있는 모습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하지만 아쉬움도 남았다. 검체 채취를 맡은 의료인력 4명과 도구를 배분하는 인력 2명 등 현장을 지도하는 인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2m씩 떨어져 대기하도록 붙여진 구분선이 있었지만, 앞뒤 사람들이 떠들며 웃는 모습도 목격됐다. 곧 이름이 불렸고 본인 확인을 거쳐 간이 진료소에 앉을 수 있었다. 검사에는 총 2분 정도가 소요됐다. 면봉 처럼 생긴 검체 채취도구로 목구멍을 긁어냈고, 콧구멍에 또 다른 도구를 넣었다. 이후 앉은 자리를 분무기로 소독 후 손과 손등을 차례로 소독했다. 의료진에게 코로나19-행동 수칙안 설명을 듣고 검사 결과는 빠르면 내일 나올 수 있다는 통보를 받고 집으로 귀가했다. 보건소를 방문한 한 시민은 "내가 검사 받을 수 있으면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역학조사 결과가 나온 다음에 받을 수 있다고 해서 황당했다"며 "갑자기 증상이 발현될 수 있는데 너무 안일하게 대처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도 든다"고 밝혔다. 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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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11시 대전 서구보건소에서 의료진들이 검체 채취에 나서고 있다.  사진=박상원 기자
24일 오전 11시 대전 서구보건소에서 의료진들이 검체 채취에 나서고 있다. 사진=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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