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NGE 9] 최재붕 지음/ 쌤앤파커스/ 332쪽/ 1만 6800원

코로나19 여파가 전 세계를 관통하는 가운데 언택트 시대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인류는 디지털 플랫폼 문명을 거스를 수 없게 됐다. 저자이자 문명 공학자인 최재붕 교수는 이런 현실을 `포노 사피엔스`라고 지칭한다.

포노 사피엔스는 스마트폰 기반의 디지털 플랫폼 생활에 익숙한 세대를 말한다. 기존 오프라인 중심의 문명 체계에 익숙한 기성세대와 다른 생활방식을 가진 세대를 강조하는 용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누구도 포노 사피엔스 문명을 거스를 수 없으며, 지금까지 살아오던 방식 그대로 문명에 적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한다. 감염을 피하려는 인류는 초유의 사태 속에서도 생존을 위해 먹고 마시는 일을 영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을 집 안에 가만히 앉아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디지털 문명의 전환은 생존의 문제로 대두된다.

저자는 스마트폰을 신체 일부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포노 사피엔스 문명을 기반으로 한 사회 시스템 속에서도 안정을 유지하고 더 번성할 수 있다고 소개한다. 저자는 유럽 인구의 5분의 1의 생명을 앗아간 페스트는 인류에게 큰 비극이었지만 동시에 중세 암흑기가 끝나고 르네상스 시대가 열리는 계기가 됐다고 주장한다. 인류를 위협하는 전염병이 문명 교체의 기회가 될 수 있음을 방증하는 역사적 사실로 평가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코로나19도 `위기와 기회` 두 얼굴을 하고있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코로나19 시대의 변화상을 살펴보고 포노 사피엔스 문명 속에서 우리가 어떤 사람으로 변신해야 할지 구체적인 방향을 포노 사피엔스 9가지 코드를 제시한다.

메타인지, 이매지네이션, 휴머니티, 다양성,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회복탄력성, 실력, 팬덤, 진정성이 그것이다.

저자는 새로운 표준 인류의 욕구와 만나 새롭고 절대적인 의미를 갖게된 9가지 코드 각각을 살펴본다. 이후 각 코드에 해당하는 당대 최신 이슈와 그에 따른 인류의 행동 양식, 진화된 대응법 등을 책에서 하나씩 풀어가고 있다.

저자는 과거에도 의미가 있지만 팬데믹 사태가 지속하면서 앞으로 반드시 갖춰야 할 기준들로 9가지 코드를 평가한다. 선택과 필수는 전혀 다른 기준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앞서 소개한 9가지 코드는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 휴머니티, 실력 등의 특성도 과거에도 중요했다.

하지만 포노 사피엔스 문명에서는 중요함을 넘어 필수적인 요소라는 것을 강조한다. 과거엔 이런 요소가 없어도 학벌이 좋거나 돈이 많으면 취직하고 성공하는 데 큰 지장이 없었지만 이제는 필요한 덕목이 됐다.

정부에서 제공하는 정보보다 더 빨리 보기 쉽게 정보를 제공하는 대학생과 유튜브로 놀면서 수십 억 원을 버는 6세 꼬마, 대형 기획사 지원 없이 세계적인 팬덤으로 글로벌 스타 등의 사례들은 우리 사회가 무엇을 필요로 하고 열광하는지 보여준다.

저자는 9가지 코드를 통해 우리 삶의 기준을 새롭게 정비하고 바꿔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다. `하던 대로 하며 살자`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시시각각 교체되고 변화된 문명의 흐름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초등학교에서부터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모든 것을 수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당연하게 여겼던 상식, 기준 등 모든 것을 흔들어야 한다는 것이다.박상원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