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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포럼]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수학의 유연성

2020-08-18기사 편집 2020-08-18 07: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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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조도상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산업수학연구본부장
독일의 산업수학 연구기관 쥐세연구소(ZIB)와 분사기업 LBW는 항공기의 최적 경로를 하늘길의 날씨, 풍향 등의 데이터를 활용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이는 운항 영공을 그래프로 표현해 날씨, 풍향, 비용을 최소화하는 경로를 찾는 것을 수학적으로 재해석했다.

루프트한자 항공사와 협력으로 진행된 이 프로젝트 결과로 타이베이에서 뉴욕까지 새로운 경로로 운항 시간은 45분 단축됐고 총 운항 비용은 약 5335달러 절약됐다고 한다. 실제로 조정석에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 실시간 데이터를 활용해 최적화 경로를 비행할 수 있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한다.

이 외에도 소도시의 교통 허브를 지하화하면서 최적화된 지하철 노선 설계, 버스 배차 문제, 진료 및 수술 스케줄 최적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수학적 방법론이 활용되고 있다.

또한 국내에서도 금융, 제조업, 공공서비스, 의료, 에너지, 정보통신, 마케팅 등 다양한 산업문제에 대해 수학적 모델링을 통해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산업 전반에서 제기되는 다양한 문제에 대해 수학적 방법론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궁금할 수 있다.

또한 새롭게 제시하는 해법은 무엇이고 실질적인 차별점은 어떤 것일까 하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수학자들은 산업의 분야별 전문가들이 아니다. 하지만 산업문제에서 제기되는 현상과 원리에 대한 이해와 논리적인 분석을 통해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거나 최적 조건 등을 변화시키면서 접근해 간다.

이러한 초기 모델은 주어진 데이터를 통해 검증받고 재구성을 통해 새롭게 개선된다.

다양한 접근 방법이 있는 경우에는 모델 간의 비교 평가를 통해 최적의 조합, 또는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다. 효율성과 합리적인 추론 과정을 통해 얻어진 새로운 방법은 기존에 알려져 있던 접근 방법과 전혀 다른 길을 제시하기도 한다. 수학 이론과 수리 모델링에서 비롯된 새로운 접근 방식은 문제의 본질적인 이해를 가능하게 하고 혁신적인 기술 개발을 위한 이노베이션의 단초를 제공한다.

감염병 확산 시뮬레이션 모델, 수학 난제에 기반한 암호 기술 연구, 신용카드 부실 연체자 예측 알고리즘, 2차원 사진에서 3차원 영상을 구현하는 기법 연구 등 세상의 문제들에 대한 해법들이 제시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주요 분야인 빅데이터, 자율자동차,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로봇 등은 정보통신기술과 수학의 접목을 통해 일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국내에서는 이러한 거대한 흐름 속에서 인공지능(AI) 연구가 붐을 이루고 있다. 앞으로 인간처럼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AI의 개발이 진행되면 인간은 더욱 편리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인공지능 기술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딥러닝의 바탕에 깔려있는 인공 신경망이 왜 정확한 예측을 내놓고 있는지에 대한 이론적인 설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결과가 아무리 정확하다고 하더라도 '블랙박스'처럼 결론 도출 과정을 설명할 수 없다면 우리는 결과의 신뢰성에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최근에는 설명이 가능한 인공지능(XAI, explainable AI)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딥러닝의 구조에 있어서도 정보 이론, 최적화 이론을 통한 수학적 해석들이 이뤄지고 있다.

그리고 머지않은 시간에 인공지능 모델의 의사 결정 과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특정 상황에 매몰되지 않고 적응할 수 있는 수학의 유연성이 세상을 이해하는 다양한 통로를 제공한다.

수학이 세상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어도 수학 없이 풀 수 있는 세상의 문제는 없다.

조도상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산업수학연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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