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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점검] ‘홍수조절’이냐 ‘환경보호’냐 갈림길 선 충청권 4대강 보

2020-08-12기사 편집 2020-08-12 18:48:57      김용언 기자 whenikiss99@daejonilbo.com

대전일보 > 사회 >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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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보·세종보 제 역할했다… 환경단체 '침수피해'vs 야권 '범람 막아'

첨부사진1(왼쪽부터)백제보, 세종보, 공주보 [사진=환경부 제공]

역대 최장 기간 장마와 집중호우에 따른 피해를 계기로 전국 4대강 보의 홍수 조절 기능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여야는 전국 보의 홍수 예방 기능을 정치권 의제로 끌어와 날선 공방을 이어가며 두 갈래로 나뉘었고 인근 주민들 역시 보 설치로 피해를 막았다는 의견과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는 상반된 반응을 내놓고 있다.

충청권 역시 금강수계 3개 보 기능을 둘러싼 각론이 치열한 상황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보 존폐를 따지기 위해선 보다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12일 한국수자원공사의 물 관련 정보 누리집 '마이워터'에 공개된 금강 수계 3개 보의 운영현황을 보면 장맛비가 집중된 시기(7월 29일-8월 12일) 대부분 상한수위와 저수량을 초과했다.

상한수위가 9.25m(평균해수면 기준)인 공주보의 수위는 장대비가 쏟아진 지난 달 29일 7.87m, 30일 11.81m, 31일 9.61m를 기록했다.

지난 8일부터는 10.61.m, 11일은 12.43m까지 수위가 치솟았다. 백제보는 지난달 30일 상한수위(4.70m)를 훌쩍 넘어선 7.96.m 수위를 기록했다.

이후에도 7.87m(8월 9일), 8.22m(11일) 등을 나타내고 있다. 세종보(12.30m) 역시 지난 달 30일 15.91m를 기록한 이래 이날(16.03m)까지 연일 상한 수위를 초과한 상황이다.

하류지역 침수 피해를 가늠하는 총방류량(m3/s, 1초당 방류량)을 보면 지난달 29일 1초당 1405t을 내보내던 공주보는 이튿날 3552t으로 방류량을 2배 이상 끌어올렸다.

이달 9일부터는 초당 방류량을 4000t 이상으로 올려 현재 4563t의 물을 하류로 흘려보내고 있다. 백제보는 지난 달 29일 초당 1300여t에 그쳤던 총방류량이 이달 들어 4500t 이상으로 대폭 늘었다.

범람 등 최악의 상황은 없었다는 게 관계 당국의 설명이지만, 전례를 찾기 힘든 '물폭탄'을 두고 정치권을 포함한 각계각층은 해석을 달리하고 있다.

여권은 4대강 사업의 폐해가 이미 자료와 연구로 증명됐다고 지적하는 반면 야권에서는 4대강 사업의 홍수 방지 효과를 주장하고 있다. 정치권과 마찬가지로 금강 수계 보 인근 주민들의 평가도 제각각이다.

공주보 인근의 한 주민은 "보 설치 후 그동안 크고 작은 비에도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보 해체는 절대 하면 안 된다"며 보의 홍수 조절 기능을 우회적으로 거들었다.

반면 세종보 인근의 한 주민은 "보를 설치해 호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지금까지 드러난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이나 자연 환경을 고려하면 해체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치적 접근을 배제하고 환경적인 차원의 접근을 주문하고 있다.

정동국 한남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보 설치 당시 환경적 조건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사업이었던 만큼 점차적인 철거가 필요하다고 보면서도, 철거 과정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4대강 사업 후 10여 년이 지나면서 농업용수 확보나 환경적 조건이 맞춰지면서 안정화되고 있는 만큼, 철거에 따른 부작용도 계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4대강 사업 추진으로 보를 설치할 때 전문가 의견 수렴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채 정치적 접근으로 사업이 진행된 게 사실"며 "점차적으로 철거하는 게 맞다고 보지만, 철거과정에는 수많은 시간과 연구가 수반돼야 한다. 이미 보의 기능을 활용하는 이들도 생겼고 환경변화도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병로 한밭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는 홍수, 통수(通水), 가뭄대안 등 4대강 사업의 기능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보를 철거할 시 그에 따른 부작용도 감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 교수는 "4대강 사업은 설치 목적대로 홍수, 통수, 용수공급 등 본질적인 기능을 해왔고, 이중 가뭄해결을 위한 보를 철거한다면 그에 따른 문제점도 생겨날 수 밖에 없는 것"이라며 "일각에서는 녹조 등 환경오염 우려를 하고 있지만, 이건 4대강 사업의 본 기능 외 부수적인 요인인 만큼 이로 인해 철거를 해야 한다는 것은 본질을 흐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정치권의 4대강 사업 정쟁과 관련해 지난 10일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며 "4대강 보가 홍수 조절에 어느 정도 기여하는지를 실증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회"라며 4대강 보 영향에 대한 재조사와 평가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정현·김용언·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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