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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 침묵은 금

2020-08-13기사 편집 2020-08-13 07:06:12      김하영 기자 halong0711@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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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재앙은 입에서 나온다. 입을 살펴라."

석가모니의 어원을 살펴보자면 '석가(Sakya)' 라는 말과 '모니(Muni)' 라는 말이 합쳐진 것이다. 특히 이 '모니'는 성인(聖人)이라는 뜻도 있지만 '침묵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노자의 도덕경에도 '진실을 아는 자는 말이 없고, 말이 많은 자는 알지 못하는 자다'라고 쓰여있다. 결국 석가모니는 침묵하는 자, 묵언(?言)을 수행하는 사람을 뜻한다.

또한 '성인 성'(聖)자의 문자 구조를 살펴보면 의미심장하다. '귀 이'(耳)와 '입 구'(口) 밑에 '임금 왕'(王)을 붙여 놓았다. 성인은 귀가 왕이고 입이 왕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즉 성인이 되기 위해서는 백성들의 근심, 걱정, 고민 등 사정을 많이 들어주고 그들에게 많은 진리를 설파해야 한다는 뜻이리라.

깨달음을 성취한 석가모니는 중생구도의 길을 결심한 뒤, 열반에 이를 때까지 무려 45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에게 법을 설하였다. 45년 동안 8만4000법문을 설하였지만, 입적할 즈음 단 한마디도 설법하신 적이 없다 하였으니 이는 법담은 성스러운 침묵과 같다는 그의 가르침과 일맥상통하다.

우리는 함께 모였을 때 어떤 대화를 나누는지 되짚어 보아야 한다. 어지러운 잡담에 골몰하고 있지는 않은지. 온갖 시시비비와 가치판단이 난무하지 않은지. 소위 침묵은 금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진리와 아름다운 말, 힘과 격려가 되는 말, 부드럽고 다정한 말, 화해의 말은 금 처럼 빛나는 다이아몬드다. 이 모든 것들은 성스러운 침묵으로 단련이 되었을 때 가능하다.

'내가 옳다', '네가 그르다'라는 식의 모든 흑백구도의 시비분별을 떠나 가만히 있어보길. 말하고 싶은 충동을 가만히 누르고 고요히 앉아 상대방의 이야기에 경청하고 공감해보길. 그리고 말을 해야 한다면 잡담이 아닌 진리만을 이야기하길.

"벙어리처럼 침묵하고 임금처럼 말하며, 눈처럼 냉정하고 불처럼 뜨거워라. 너희는 너마다 자신을 등불로 삼고 자기를 의지하라. 또한 진실로 등불을 삼고 진리를 의지하라. 이밖에 다른 것에 의지해서는 안되느니라. 모든 것은 덧없나니 게으르지 말고 부지런히 정진하라." 김하영 편집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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