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로고

[신성식의 와인감상] 모레-쌩드니

2020-08-13기사 편집 2020-08-13 07:00:49     

대전일보 > 오피니언 > 사외칼럼

  • 페이스북
  • 구글 플러스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블로그
  • 네이버밴드
  • 핀터레스트
  • 기사URL 복사

첨부사진1신성식 ETRI 지능화융합연구소 책임연구원
모레-쌩드니(Morey-Saint-Denis) 마을은 꼬드드뉘의 대표격인 즈브레-샹베르땡과 샹볼-뮤지니 사이에 위치합니다. 폭이 1km 남짓하고 거주민이 700여명에 불과한 작은 마을로, 그랑크뤼 밭들을 포함해도 보르도의 대형 샤또 1개 수준인 약 140 ha 정도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5개 그랑크뤼 밭과 20개 프르미에크뤼 밭의 비중이 약 60%(예외적인 부조 마을을 제외하면 꼬드드뉘의 최고)에 달할 정도로 훌륭한 와인들을 생산합니다. 마을 역사가 신석기 시대까지 올라가고, 마을 이름 모레는 로마시대의 Moricum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다른 부르곤뉴 유명 마을들처럼, 마을 중심에 위치한 그랑크뤼 밭 끌로 쌩드니(Clos Saint-Denis) 명칭을 붙여서 1925년부터 모레-쌩드니로 변경되었습니다.



5개 그랑크뤼 밭은 북쪽 즈브레-샹베르땡과 접한 끌로 들라로슈(Clos de la Roche, 16.9ha)부터 끌로 쌩드니(6.4ha), 끌로 데랑브레이(Clos des Lambrays, 8.7ha), 끌로 드따르(Clos de Tart, 7ha)에 이어, 샹볼-뮤지니에 대부분이 속한 본마르(Bonnes Mares)로 이어집니다. 토양에 석회질이 풍부한 끌로 들라로슈 와인은 샹베르땡처럼 힘과 깊이감이 뛰어납니다. 상대적으로 점토질이 많아지는 끌로 데랑브레이와 끌로 드따르 와인은 남쪽 샹볼-뮤지니에 가까워지면서 섬세함과 우아함이 더해집니다.



포도밭을 다수의 경작자가 나눠 갖는 대부분의 부르곤뉴 밭들과는 달리 끌로 데랑브레이와 끌로 드따르는 독점(Monopole) 밭입니다. 단일 도멘의 소유여서인지 이들 2개 그랑크뤼는 프랑스 대자본 와인업체의 타겟이 되었습니다. 끌로 데랑브레이는 명품 그룹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에 2014년에 인수되어, 그룹 대표인 베르나르 아르노(Bernard Arnault)의 소장 와이너리 리스트(보르도의 샤또 디켐과 샤또 슈발블랑, 샹파뉴의 동 뻬리뇽과 크뤽)에 추가되었습니다. 끌로 드따르는 2017년 샤또 라뚜르의 소유주 프랑스와 삐노(Francois Pinault)에게 2.5억 유로에 팔렸습니다.



요즘 연재하는 칼럼 내용에 맞춰 제가 주관하는 동호회 와인 리스트도 꼬뜨드뉘로 구성해서 진행하는데, 최근 모레-쌩드니 프르미에크뤼 와인 2개를 맛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뤼시에오귀스뜨 리니에(Lucie et Auguste Lignier)의 레샤포(Les Chaffots) 2006과 올리비에 주앙(Olivier Jouan)의 레뤼소(Les Ruchots) 2014였는데, 포도밭 위치에 따라 레샤포는 북쪽 즈브레-샹베르땡을, 레뤼소는 남쪽 샹볼-뮤지니를 닮았습니다. 마치 각기 선남(善男) 선녀(善女) 같다는 회원의 멋진 표현도 있었습니다. 특히 시시각각 변화하는 레뤼소의 향취는 샤또 디켐의 여운 묘사에 사용되는 '공작새 꼬리의 펼침' 같았습니다. 프르미에크뤼와 같이 마셨던 천지인(天地人) 메종 루뒤몽의 모레-쌩드니도 프르메에크뤼 못지 않은 아로마와 부케를 뽑냈습니다.



모레-쌩드니 와인은 55개 와이너리에서 생산하는데, 레드와인만 생산하는 다른 대표적인 꼬드드뉘 마을들과는 달리, 모레-쌩드니의 북서쪽 돌이 많은 언덕에서 화이트 와인 몽뤼장(Monts Luisants)도 생산됩니다. 지난 칼럼에서 소개드린 보라색으로 장식된 마니앙 와이너리도 모레-쌩드니에 위치합니다. 다다음 칼럼 대상은 로마네-꽁띠가 위치한 본-로마네 마을인데, 다음 주 정모 와인 리스트에 넣은 메종 프레데릭 마니앙과 도멘 미셀 마니앙의 본-로마네가 기대됩니다.

신성식 ETRI 지능화융합연구소 책임연구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