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에 대한 단상을 시로 담담히 풀어내

김남규 시인. 사진=김남규 시인 제공
김남규 시인. 사진=김남규 시인 제공
김남규(58) 시인이 일상의 생활을 담담히 엮어낸 생활시집 `식구들의 수다`를 출간했다.

충남도청에서 근무 중인 김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50대 후반을 맞이하며 느낀 사회와 직장 그리고 가정에서 파생되는 갈등과 연대, 자기 회복을 진솔한 문체로 형상화하고 있다. 사회와 가족 구성원이 겪는 마찰이나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 발생한 갈등을 푸는 방식, 나아가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의 언어를 절충하고 대화법을 익혀가는 과정 등을 진솔하게 담아냈다.

그는 충남도청 소재 내포신도시에서 가족과 떨어져 홀로 생활하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더욱 실감했다고 한다.

"올해가 결혼 30주년이고 큰 아들이 오는 11월에 결혼할 예정이다 보니 자연스레 가족에 대한 생각을 더욱 많이 하게 되더군요. 혼자 내포신도시에서 생활하며 떠오른 가족들에 대한 단상을 시로 표현해봤습니다."

그는 이번 시집을 통해 가족 간 틈이 뚫리고 어긋난 지점들을 아우르는 솜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특별하기보다 일반적이라고 할 수 있는 한 가정의 이야기를 시인의 마음과 눈으로 그려냄으로써 서로를 사랑하는 일, 사랑을 지켜나가는 일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담담히 표현했다. 하지만 담담한 표현 이면에는 가족에 대한 애끓는 그리움이 절절히 흐르고 있다.

`원룸에서의 하룻밤`에는 빈방에 누워 아내와 아이들을 생각하는 그의 마음과 관련 에피소드가 담겨있다.

"예전에는 아내와 아들, 딸과 함께 생활했던 시간이 많았는데 어느 순간 보니 가족이 함께 모여 보내는 시간이 별로 없더라고요. 아들은 군대 가고 딸은 다른 지역에서 학교를 다니고, 저마저 이곳 내포에서 홀로 생활하다 보니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지내게 됐습니다. 어느 날 아내가 제가 사는 내포로 가족들을 모두 불러서 원룸에서 함께 잔 적이 있습니다. 느낀 점이 참 많았어요."

고등학생 때부터 시를 쓰기 시작한 그는 어느덧 세 번째 시집을 펴냈다. 1992년 포스트모던지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고, 현재 동맥문학회, 백지시문학회 회원이며, 계간`시와 경계` 발행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여전히 일상생활 속 발현되는 생각과 감정을 풀어 쓰며 시작(詩作)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특히 성숙된 인간으로서 참된 시를 쓰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 중이다.

"철학이 어려운 이유는 철학자 자신도 어려워하는 내용을 다루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요즘 시가 난해하다는 평들이 많은데 아마도 시인 자신의 마음이 정화되지 못 한 상태에서 시를 쓰다 보니 그리 된 것이 아닌가 싶을 때가 있지요. 항상 반성하며 내적 성숙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김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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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규 시인 시집 `식구들의 수다`. 사진=김남규 시인 제공
김남규 시인 시집 `식구들의 수다`. 사진=김남규 시인 제공

김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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