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입체교차로 건설 촉구에도 불구 행정의 일관성 뒤에 숨어 평면 고수

차량들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대전 유성구 장대삼거리. 사진=대전일보DB
차량들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대전 유성구 장대삼거리. 사진=대전일보DB
대전시가 200만 자족도시와 상생을 화두로 세종시에 연일 통합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이른바 낮은 수준의 동일 생활·경제권역 형성을 발판으로 행정 대통합까지 가야 하는 지난한 장기프로젝트다.

하지만 광역단위 지역통합의 필요충분조건인 양 도시 시민들의 사회적 합의와 그 전제인 자유로운 이동과 교류를 담보하는 교통 인프라 구축에서 대전시는 이율배반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전과 세종 두 지역을 직결하는 주간선도로 관문인 대전 유성구 장대동 장대삼거리 교차로 건설방식 얘기다.

연접한 지역으로 교통망을 확장하려는 세종시와 장기미집행사업의 예산부담을 덜고 싶었던 대전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시작된 `외삼네거리(반석동)-유성복합터미널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연결도로 건설공사`는 본격적인 사업 논의가 이뤄진 2011년 이후 10년 가까운 세월동안 장대삼거리 교차로 형태 논란으로 한 자릿수 공정률을 맴돌고 있다.

대전시가 저급한 이슈몰이나 정치공학적 유불리를 따진 셈법으로 대전-세종 통합론을 띄운 게 아니라면 양 지역 인적·물적 교류협력의 상징적인 가교 역할을 할 장대교차로에 대해 전향적인 자세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T자형 구조의 장대삼거리는 세종시와 유성 노은지구를 잇는 북유성대로가 월드컵네거리를 지나 월드컵대로와 합류하는 지점으로 평일·주말할 것 없이 유성나들목(IC) 진출입 차량이 뒤얽히는 악명 높은 상습정체 교차로다.

대전시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은 세종에서 대전도시철도 반석역까지 운행하고 있는 BRT 노선을 앞으로 건립 예정인 유성복합터미널까지 연장해 양 지역의 광역교통서비스 수준을 높이고 교통정체도 해소하겠다며 행복청은 기본·실시설계, 대전시는 보상·공사를 각각 전담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당초 양 기관은 장대삼거리가 주간선도로 교차구간이라는 점, BRT의 정시성 확보 필요성을 근거로 장대삼거리에 고가도로를 신설하는 입체교차로 방식을 채택했으나 사업비 증액을 꺼리는 기획재정부와 땅값 하락 민원에 막혀 평면교차로로 선회했다. 2011년 BRT 연결도로 건설공사가 행복청 광역교통개선대책에 포함된 후 2017년 장대교차로 설계변경까지 6년의 경과다.

2017년 당시 대전시는 "금년 11월중 공사를 발주해 2019년 공사를 완공할 계획이다. 대중교통을 통한 세종-유성간 도심 진입이 한층 빠르고 편리해질 것"이라고 장밋빛 보도자료를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장대교차로 방식 결정 과정을 문제삼은 공익감사 청구, 보상협의 지연 등으로 속도를 내지 못해 공정률은 8% 수준에 불과하다.

장대교차로 건설방식을 두고 지역 경제단체와 핵심 이해당사자인 유성구의회, 유성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구성한 `장대네거리 입체교차로 건립추진위원회`까지 문제를 제기하고 향후 교통수요 폭증을 대비한 입체교차로를 촉구하는데도 대전시는 행정의 일관성 명분 뒤에 숨어 평면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보상을 포함한 종합진도는 50%가 넘었다며 시간끌기 전략도 구사한다. 그러는 사이 입체에서 평면교차로 설계변경에 따라 1263억 원으로 감액·확정된 총사업비는 올 7월 말 현재 1494억 원(231억 원·18.3%↑)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이중 57%에 달하는 851억 원이 보상비로 나갔다. 감정평가 결과와 물가상승률이 반영돼 늘어난 231억 원은 입체교차로 건설에 65억 원이 추가 소요된다는 대전시 자체 추계에 따른다면 고가도로를 3번 깔고도 36억 원이 남는 예산 규모다. 문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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