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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시민주권

2020-08-12기사 편집 2020-08-12 07:05:36      천재상 기자 genius_29@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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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세종취재본부 천재상 기자
세종시가 야심차게 추진하던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재교육원 유치가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시는 그간 지지부진했던 지역 내 대학유치를 한예종 영재교육원을 통해 극복한다는 밑그림을 그렸지만, 주민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혔다.

다정동 복합커뮤니티센터 내 시설 일부를 리모델링해 한예종 측에 제공, 지역 문화·예술 기반을 닦는다는 복안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주민 의견 수렴 절차가 원만히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통상 주민 이용 시설의 용도를 변경하기 위해서는 주민설명회와 토론회 등 의견수렴 절차가 선행되지만, 시는 한예종과 업무협약을 우선 체결한 뒤 주민에게 알리는 방법을 택했다.

이 사실을 안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의견을 수렴한 뒤 반대를 표했으나, 시는 '공식적인 주민자치기구에서 조사한 것이 아니고 의견수렴 절차의 공정성도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며 공분을 키웠다.

갈등에 불이 붙자, 시가 뒤늦게 설명회와 토론회를 여는 등 여론 진화에 나섰지만 이 과정도 원만치 못해 주민들은 단단히 뿔이 난 상태다.

토론회에서 시 관계자가 '공식 주민기구가 없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이 같은 토론회는 필요치 않다'는 발언을 했다는 후문이다.

이후 시 행정에 대해 감사원 감사가 실시되고 주민들이 행정안전부에 주민감사 청구를 신청하는 등 다정동 복컴을 둘러싼 갈등은 봉합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시는 주민 반발 초기 '공식 주민 기구 설치 이후 논의할 것'이라는 태도를 견지했지만 반발 여론의 후폭풍을 맞은 뒤 '최대한 주민 의견을 수렴할 것'·'한예종 측과 재논의를 해볼 것'과 같이 자세를 낮추는 모양새다.

일련의 사태에서 드러난 시의 행정에는 아쉬움만 남는다. 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다는 명분과 목표는 좋았으나, 목표에 매몰돼 과정에 소홀했다. 시가 '선 업무협약 후 주민설명'에 대해 내놓는 이유들 또한 납득하기 어렵다.

시가 이번 갈등을 교훈 삼아 시민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행정을 펼치길 바란다. '시민주권 특별시' 세종에서는 시민이 최우선이 돼야 한다. 세종취재본부 천재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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