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3부 김대욱 기자
취재 3부 김대욱 기자
대전시교육청이 학교군·중학구를 개편하기로 했다. 3년 만이다. 요점은 기존 28학교군 5중학구를 18학교군 1중학구로의 감축이다. 학교군은 특정 지역 학생을 묶어 상급학교로 배정될 때 추첨방식으로 배정하는 집단을 의미한다. 이번 개편은 자잘하게 나뉘었던 학교군을 통합해 상급학교 진학 가능 범위를 넓혔다는 게 골자다. 예를 들어, A초등학교 졸업생이 거리가 가까운 B중학교를 진학하고 싶어도 기존에는 경계가 고정돼 진학이 어려웠는데, 이번 개편으로 이 경계가 풀린 셈이다. 그리고 개편을 통해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 간 적정인원 배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속뜻도 있다. 향후 학교 신설을 위한 기반 닦기의 속내도 있다.

그런데, 문제가 터졌다. 역기능이 생기면 서다. 기존 방침대로라면 특정 중학교를 확정적으로 보낼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통학 범위가 넓어지게 돼 원거리 학교 배정 가능성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은 "걸어서 2분 거리 학교를 놔두고 버스로 20분이 걸리는 학교를 가야 한다"고 불만을 표했다.

대전지역 학부모들이 주축인 `맘카페`는 난리가 났다. 관평·용산·어은·반석·지족동을 중심으로 행정예고를 철회하라는 국민청원은 물론, 소위 `좌표`를 찍고 국민신문고, 교육부, 교육청에 집단 민원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시교육청은 지난달 31일 행정예고 직후 학부모들의 항의전화로 사실상 업무가 마비된 상태다.

추첨을 통한 학교배정방식은 학교별 정원 70%에서 희망배정을, 나머지 30%는 주거지 중심 근거리 학교에 배정된다. 이 말인 즉, 근거리 학교 배정 비율인 30%에 포함되지 않은 학생은 희망학교 배정비율인 70%에 속하게 돼 희망학교 중 무작위 추첨된다. 확률 싸움이다.

시교육청은 "학교군이 넓어졌다고 무조건 먼 거리 학교로 진학을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변을 했다. 일부 도시개발지구 내 중학교를 제외하고 대부분 중학교는 전교생이 줄고 있어 근거리 학교 배정 확률이 높다고도 덧붙였다.

그럼에도 반감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교육청은 오는 20일까지 학부모 의견을 수렴하고,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설득과 논의를 거쳐야 할 시점이다. 바라건대 빗나간 교육열이 아니길 빈다. 취재 3부 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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