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수도 완성론에 편승한 세종지역 부동산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투기과열지구 등 `부동산 3중 규제`도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2020년 7월 전국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달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6.53% p나 올랐다. 지난 달까지 누적 상승률만 22.82%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6.04%를 기록한 전세 시장은 물론, 일반 주택시장까지 폭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우리가 주목한 것은 이 같은 통계치가 여권에서 시작된 행정수도 완성론 발표가 있기 한 달 전이라는 사실이다. 지난달 20일 청와대와 국회 등이 모두 이전해야 한다는 여당 원내대표 발언 이후 세종시 아파트 값은 한달도 안돼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대까지 올랐다.

세종지역이 전국 최고의 부동산 투자처로 꼽힌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적으로 시장의 논리를 규제 하나만으로 해결하려 한 정부정책의 실패에 있다. 23회에 이르는 규제정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부동산 폭등세는 가라앉지 않았다. 전체공급의 절반에 가까운 물량을 특별공급대상으로 잡았던 세종지역은 그 같은 공급방식의 폐해조차 아직까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3.3㎡당 800만 원대에 취득하고 일정 기간만 지나면 전매가 가능한 이점을 살려 해당 주택을 분양받은 공무원들은 2배에서 3배 이상 수익을 올렸다. 이전기관 공무원과 학교 종사자 등 2만 5406명에 이르는 이들에게 세종지역 아파트는 주거의 대상이 아닌 투자의 수단으로 변질된 셈이다.

올해 상반기 거래된 세종시 아파트는 6512세대로 지난해 1년 간 거래실적 5599 세대를 이미 추월했다. 세종시 출범 후 지금까지 매매된 아파트는 총 3만 세대를 넘는다. 미입주 1만 4936 세대도 등기가 나고 전매 제한이 속속 풀리게 된다. 정부가 핀셋규제를 하겠다며 뒤늦게 대전과 청주 등 주변도시를 규제지역으로 묶자 세종시가 새로운 투자처 떠오르는 역효과를 불러왔다. 정부 규제가 심하면 심할 수록 `똑똑한 한 채 갖기` 심리가 확산된 것이다. 행정수도 발표 이전에 신도시 주변지역 아파트 공급 과 전매제한 기간 연장 등 선제적 대책은 없었다. 열풍 수준을 넘어 광풍으로 치닫고 있는 세종지역이야 말로 정부의 `핀셋 대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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