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말, 8월 첫 주는 본격적인 바캉스 시즌이다. 이 시기에는 부동산 거래도 뜸해 대부분의 부동산중개업소들도 휴가를 떠나는 전형적인 비수기 시즌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최근 대전지역 부동산 시장은 거래가 급증하는 등 들썩이고 있다.

지난 6월 대전 주택 매매거래량은 6263건으로 전달 3027건보다 100% 이상 늘었다. 지난해 6월과 비교해도 무려 150% 이상 늘었다.

거래가 늘어난 만큼 집값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7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파트를 포함한 전국 주택가격은 0.61% 상승했다.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수도권이나 광역시, 지방 모두 지난달 보다 상승했다. 7월 대전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02%로, 지난달(2.87%)에 비해 상승폭은 감소했지만 여전히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전국 집값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고 규제가 더 강화되면 `영영 집 못산다`는 불안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돈 모으는 속도보다 집값이 더 빨리 올라 영혼까지 끌어모아 내 집 마련에 나서는 것이다. 이른바 `패닉바잉`(공황 매수) 현상이다. 가격 상승, 물량 소진 등에 대한 불안으로 가격에 관계없이 생필품이나 주식, 부동산 등을 사들이는 일을 가리키는 말이다. 패닉바잉은 시장심리 불안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가격의 높고 낮음에 관계없이 최대한의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매점·매석이 이뤄지므로, 통상 엄청난 거래량을 수반하고 가격은 급상승하게 되는 등의 부작용을 만들어 낸다.

정부는 다주택 투기꾼이 집값 상승의 주범이라지만, 현재 부동산 시장은 실수요자들이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매수자 연령대가 30-40대가 많은 점을 고려하면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학군과 직장 등을 고려해 집을 산 실수요가 대부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집값은 갈수록 오를 것으로 보는데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 내 집 마련이 더 어려워 질것이라는 불안감에 쫓겨 집을 사는 서민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고착화된 집값 상승 기대, 부동산 불패론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정부 정책의 터닝포인트가 필요한 시점이다. 조남형 취재3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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