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정밀, 밸브 시공·유지관리 담은 책자 만들어
정태희 대표 "올바른 사용·수리법 알리고 싶어"

대전 향토기업인 삼진정밀이 최근 제작한 `밸브 포켓북`, 올바른 시공과 유지 관리 방법이 수록돼 눈길을 끈다. 사진=삼진정밀 제공
대전 향토기업인 삼진정밀이 최근 제작한 `밸브 포켓북`, 올바른 시공과 유지 관리 방법이 수록돼 눈길을 끈다. 사진=삼진정밀 제공
"우리 생활 곳곳에 밸브가 안 쓰이는 곳이 없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쓰임새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어 고민 끝에 책을 만들게 됐습니다."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호`, 집에서 손쉽게 볼 수 있는 수도꼭지, 자동차의 연료 제어 설비까지. 공통점은 모두 밸브가 들어간다는 것이다.

물이나 기름, 가스와 같은 유체의 이동 통로인 관(파이프) 중간에 설치해 유체의 양이나 방향, 압력 등을 조절하는 장치. 밸브의 개념이다.

밸브에 대해서 모르는 게 없는 이순(耳順)이 넘은 대전의 한 기업인은 못내 답답했다고 한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게 밸브인데 정확한 쓰임새와 오작동시 대처법을 알 수 있는 방법이 만무해서다.

그 기업인은 국내 밸브 제조업계 1위인 삼진정밀의 정태희 대표다. 정 대표는 "밸브의 경우 고장 원인도 모른 채 적당히 쓰다 버리는 경우가 많다"며 "업계 종사자들도 전문 지식이 적어 기계 오작동에 따른 피해를 입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년 전 외국에서 만들어진 밸브 핸드북을 번역해 사용해볼까도 고민했다. 하지만 번역본을 국내 사정에 적용하긴 쉽지 않았다.

이때부터 정 대표는 `국내 친화형` 밸브 관련 서적을 만들기로 마음먹었다. 허투루 책을 만들지 않기 위해 관련 자문은 한국수자원공사로부터 구했다.

여기에 30년 가까이 쌓아온 정 대표만의 내공이 얹어져 최근 나온 책이 `밸브 포켓북`이다. 책에는 종류별 밸브 유형과 고장을 막는 방법 등 유용한 정보가 담겼다. 국내외 밸브 기술·연구현황 등도 수록됐다.

정 대표는 "전문적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어서 책자 활용 대상이 업계 관계자들로 제한될 수밖에 없다"며 "그래도 아파트나 주택에서 밸브 공사를 하는 전문가들이 책을 읽고 올바른 시공·관리에 나선다면 결국 시민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권당 4만 원의 출판 비용이 들었지만 정 대표는 책을 팔아 이문을 남기겠다는 생각이 없다. 정 대표는 "꼭 필요하지만 그동안 접하기 어려웠던 내용"이라며 "책 판매 수익을 올리기보다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널리 읽혔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람을 전했다. 김용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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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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