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서는 지난 6월, 전국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2학년 아동·청소년 1000명을 온라인조사를 통해 `코로나19 아동·청소년 일상변화 조사`를 실시하고, 결과를 발표했다. 주요 조사 내용은 아동이 하루 동안 경험하는 다양한 시간 중 국제적인 권장기준이 존재하는 4개 핵심 생활시간 기준에 해당하는 수면, 공부, 운동, 미디어 부분이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수면시간`을 보면 권장 수면집단은 58.6%에서 69.2%로 증가하였고, 과소 수면집단은 41.2%에서 25.6%로 감소하였고, 우리나라 교육 특성상 거의 없었던 과다 수면집단은 0.2%에서 5.3%로 처음 나타나 고등학생들의 수면시간이 개선되는 긍정적 효과를 보여 주었다. `공부시간`은 권장 공부집단이 20.3%에서 17.0%로 감소하였고, 과다 공부집단은 70.3%에서 76.1%로 증가하였다. 코로나19 발생 전후 모두 전반적으로 과다공부에 해당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으나, 고등학생들의 과다공부 증가비율이 56.6%에서 65.1%로 증가해 학업 불안감에 의한 가정내 사교육 증가가 더 심화된 것으로 해석되며, 학업성적이 `상`에 해당하는 아동들일수록 과다공부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운동시간`의 경우 권장운동 집단이 39.1%에서 21.3%로 감소하였고, 과소운동 집단은 60.9%에서 78.7%로 증가한 것으로 볼 때 코로나19 이후 집 밖 외출이 자제되면서 운동시간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 시간`은 권장 미디어집단이 28.3%에서 7.0%로 감소하였고, 과다 미디어집단은 71.7%에서 93.0%로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아이들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41분, 공부시간은 56분 증가하였고, 운동시간은 21분 감소하고, 미디어시간은 2시간 44분 급증한 것으로 볼 때 아동들의 일상생활 불균형은 심각해졌다. 이는 아동들의 스트레스와 미래불안을 더 증가시켜 행복감이 떨어지는 부정적 효과로 이어지고, 빈곤 취약가정 아동들은 돌봄이나 식사, 공부와 정신건강에서 더 큰 불리함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난시기에 방역 중심의 감염병 대응은 사회적 돌봄체계를 마비시켰고, 돌봄의 부재는 학습과 아동의 안전까지 위험에 빠뜨렸다. 코로나19 이후에도 긍정적 효과를 보이는 수면 시간의 적절한 보장이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빈곤 취약가정에 공교육이나 공적 돌봄 부재에 대한 최우선적 개입이 필요하다. 더욱이 재난 위기 시 증가되는 아동학대로부터 아동을 보호할 수 있는 조치를 강화하고, 돌봄 공백을 유연한 노동정책의 추진과 아동들이 미래 불안에서 벗어나도록 아동들 눈높이에 맞는 충분한 설명과 사회문제에 자기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는 우리 사회의 노력이 필요하다. 박미애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대전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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