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전 전업주부서 화가로 본격 활동… 각종 공모전 상 휩쓸어
2020 대한민국 미술대전 서울시의장상 수상… 3년 연속 입상

사진=정현재 작가 제공
사진=정현재 작가 제공
"많은 중년의 여성들이 나이가 들면서 시작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지금부터 인생의 시작입니다."

대전 유성구에서 평범한 전업주부로 살다가 미술가의 삶으로 인생 2막을 열며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3년 연속 입상과 함께 국전 작가로 선정된 정현재(55·여·사진) 작가가 지역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정 작가는 2014년 49살의 나이에 그림을 본격적으로 그리기 시작해 각종 공모전을 휩쓸며 미술인이라면 누구나 오르고 싶은 명예의 전당인 `국전 작가` 자리까지 올랐다.

그는 과거에 취미로 5년간 도자기 공예를 한 경험을 토대로 캔버스에 도자기를 빚듯이 다양한 토기 그림을 그렸다. 이와 함께 자신만의 문자를 창조해 고대 토기에 상형문자를 새기듯 표현하며 독창적인 화풍을 정립했다. 특히, 그림을 그릴 때 물감이나 아크릴, 흙, 한지 등 다양한 물성을 가진 재료를 사용하는 것은 故 이응노 화백의 작품세계와 닮았다.

그는 "단순히 캔버스에 물감으로 그린 게 아니라 도자기를 빚듯이 종이를 바르고 하얀 흙도 바른다"며 "이응노 화백은 실제로 제일 좋아하는 작가이자 닮고 싶은 작가로 이응노 미술관에서 많은 자극을 받았다"고 밝혔다.

비전공자이자 미술계의 비주류인 정 작가가 미술가로서 큰 결실을 맺은 것은 중년의 나이에도 꿈을 향한 부단한 노력과 큰오빠의 든든한 지원이 밑바탕이 됐다.

그는 "평소 그림을 그리고 싶은 욕망에 손에 잡히는 대로 낙서 식의 그림을 그리다 큰오빠의 권유와 지원으로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며 "특히 큰오빠가 일본, 프랑스, 중국 등 외국의 현대 화풍을 소개해주며 저만의 화풍을 정립할 수 있도록 끊임없는 조언과 격려로 응원해줬다"고 말했다.

뒤늦게 시작한 미술은 그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놓았고 그림에 모든 열정을 쏟아 붓게 만들었다. 그는 1년 여간 유튜브를 보거나 다른 작가들의 그림을 따라하며 독학으로 그림을 배웠고, 이후 다양한 공모전에 도전함으로써 자신의 실력을 입증해냈다. 제17회 대전시서구문화원여성미술대전 특선을 시작으로 제22회 아시아미술대전 우수상, 2017-2019 대한민국 현대여성미술대전 3회 연속 특선, 2018 대한민국 현대조형미술대전 대상 등 상을 휩쓸었다. 최근에는 작품 `청산별곡1`이 `2020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서울시의장상을 수상해 국전 작가의 영예와 함께 대한민국 대표 미술가로 발돋움하게 됐다.

정 작가는 미술활동을 뒤늦게 시작한 만큼 앞으로 더욱더 활발하게 활동하고 내년에는 개인전을 열어 자신의 작품세계를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릴 예정이다.

그는 "이제는 모든 사물이 그림으로 연관 지어 보일 만큼 그림이 인생의 전부가 됐다"며 "코로나19가 끝나면 저의 화풍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나라를 돌아다니며 개인전도 열고 건강이 허락하는 한 더 많은 그림들을 그리고 싶다"고 전했다.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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