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천안, 세종 하천 주변 주민 대피령 내려

3일 폭우로 천안 충무로 신방삼거리 주변 도로에서 자동차가 물에 잠겨 있다. 사진=윤평호 기자
3일 폭우로 천안 충무로 신방삼거리 주변 도로에서 자동차가 물에 잠겨 있다. 사진=윤평호 기자
충청권에 시간당 50-80㎜의 폭우가 쏟아진 3일 도로 등 곳곳이 침수되고, 불어난 물로 실종자가 발생하는 등 비 피해가 잇따랐다. 또한 하천 범람 가능성이 커지면서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다.

충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충남 아산에서 3명이 실종되고, 예산과 당진, 부여에서 이재민 19명이 발생했다. 이날 오후 1시 50분쯤 충남 아산시 탕정면 갈산리 소재 승마장 인근에서 50대 남성이 맨홀에 빠져 실종됐고, 오후 2시쯤에는 송악면 유곡리에서 70대 남성 2명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되는 일이 발생했다. 소방본부는 이날 총 670건의 피해신고를 접수 받았다. 구체적으로 주택과 도로 침수가 각각 424건과 90건, 토사낙석으로 인한 주택과 도로 피해는 각각 84건과 2건에 달했다.

지역별 피해현황을 보면 천안이 285건으로 가장 컸으며, 아산 224건, 예산 69건, 당진 49건 등 순이었다.

이날 오전 8시 호우경보가 발효된 천안시에는 최고 1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며 시내 도로 등 시가지가 대부분 물에 잠겼다. 정오를 넘기며 빗줄기는 더욱 거세져 신방동 삼일원앙아파트 앞부터 신방삼거리까지 충무로 6차선 도로 일대가 물에 잠기면서 오후에는 도로 위의 차량이 여러 대가 침수됐다. 일부 차량의 운전자는 출동한 119의 도움을 받아 차 밖으로 탈출했다. 차량 이동을 위해 견인차도 투입됐지만 어른 무릎 높이 이상으로 물이 차 오르며 견인차도 한동안 접근하지 못했다.

특히 천안시는 병천천과 쌍정천 수위가 빠르게 상승하자 주민 대피령도 내렸다. 이날 물에 잠긴 신방삼거리 주변은 불당천과 쌍정천이 맞닿으며 집중호우시 범람이 잦았던 곳으로 지난 2017년에도 큰 피해가 발생했다. 도심을 관통하는 천안천과 원성천도 곳곳에서 범람하며 피해를 낳았다. 천안시는 천안천 및 원성천 범람 위험으로 안전에 유의해 달라는 안전안내문자를 오후 1시 42분 시민들에게 발송했다. 천안동남소방서 구조대원은 주택 10여 가구가 침수중인 천안시 동남구 풍세면 남관리의 한 마을에서 혼자 거주하는 여성을 구조했다. 천안시 신방동 주민센터 앞 지하도, 성환읍 복모리 하수처리장 지하도는 침수로 차량 통행이 금지됐다.

아산시도 이날 오후 1시 30분쯤 곡교천에 홍수주의보를 발령됐다. 시는 인주면 밀두천이 범람 위기에 있는 것으로 보고 밀두 1·2리, 신동·모종동 주민들에게 인주중학교와 고지대로 즉시 대피하도록 안내했다.

한편 지난 1일부터 3일 오전 11시까지 천안지역은 성환읍 누적 강수량이 137㎜ 일대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앞서 세종시도 이날 오후 1시 20분을 기해 소정면 대곡1·2리 주민들을 인근 면사무소와 초등학교로 신속히 대피시켰다. 대곡리 주변을 흐르는 맹곡천이 범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홍성군도 홍성천 수위가 상승하면서 주민 대피령을 내리고 강가에 주차된 차를 이동 주차하도록 했다. 예산군은 범람 우려가 큰 수철리 저수지 인근 주민들을 예산 전자공고체육관으로 대피시켰고, 도로 등이 침수된 도심지역 주민들에게 마을회관과 윤봉길체육관으로 대피해달라는 안전 문자를 발송했다. 금산군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일까지 엿새간 212㎜의 집중호우로 인해 인삼밭 등 28.2㏊ 규모의 농작물 피해와 침수·유실 및 도로·하천 등 공공시설 185건 64억 원 규모의 피해를 입었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이날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를 입은 금산군 남일면 일원을 찾아 응급복구 및 농가 피해 최소화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주문했다.

충청권 곳곳에서 폭우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오는 5일까지 대전·세종·충남에 많은 비가 예보되면서 2차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많은 비로 인해 하천 곳곳이 불어나 있는데다 제 4호 태풍 하구핏까지 북상하고 있는 상황.

기상청은 오는 5일까지 대전·세종·충남 남부에 50-100mm 가량의 비가 내리고, 많은 곳은 150mm 이상의 강수량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충남 북부 일부 지역에는 최대 500mm 가량의 물 폭탄이 쏟아질 것으로 예보했다.

북상하는 제 4호 태풍 하구핏도 수해 우려를 높이고 있다. 충남 북부를 중심으로 집중 호우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태풍이 장마전선에 열과 수증기를 유입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것.

기상청은 오는 10일 이후에야 중부 지방이 장마에서 벗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북태평양 고기압의 확장 정도와 건조한 공기의 강도 등에 따라 시기는 유동적일 것이라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많은 비가 쏟아진데다 이번 비로 인한 교통사고와 축대·절대지 붕괴, 하상주차장 등 저지대 침수 우려가 높다"며 "제방이 낮은 하천과 저수지 범람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외출을 자제하고, 위험지역 출입 등 야외 활동은 삼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평호·황진현·김성준·김량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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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폭우로 천안 충무로와 월봉4로가 합류하는 4거리 일대가 물바다로 변했다. 사진=윤평호 기자
3일 폭우로 천안 충무로와 월봉4로가 합류하는 4거리 일대가 물바다로 변했다. 사진=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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