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홍천의 캠핑장에서 모임을 가졌던 여섯 가족 18명 가운데 9명이 지난 달 30일과 31일에 걸쳐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달 24일부터 2박 3일간 캠핑장에 모여 근접한 거리에서 밥을 함께 지어먹고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았다고 한다. 방심한 탓에 즐거워야 할 휴가가 악몽으로 뒤바뀐 것이다. 야외 캠핑장이라고 해도 방역수칙을 준수하지 않으면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본격 휴가철을 앞두고 타산지석으로 삼았으면 한다.

여름 장마가 끝나면 본격 휴가철로 접어들게 된다. 올해는 코로나 여파로 방학도 짧아지고 가급적 휴가를 가지 않으려는 경향이 뚜렷하지만 여전히 휴가를 계획하고 있는 이들이 적지 않다. 방역당국은 올 여름 휴가를 안전한 집에서 보낼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코로나와 폭염에 지친 이들에게는 일상에서 벗어나고픈 욕망이 잠재해 있다. 그래서 방역당국도 8월 휴가철에 코로나를 얼마나 잘 억제하느냐가 방역 향방을 좌우할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여행지, 해변, 캠핑장, 식당 등에서는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방역수칙을 준수해 달라"는 정은경 방역대책본부장의 당부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 듯하다.

충남 서해안은 대천, 만리포, 춘장대 등 유명 해수욕장이 산재해 있어 해마다 피서객이 몰린다. 이들 해수욕장은 올해 코로나 여파와 긴 장마로 인해 내장객이 대폭 줄었지만 최근 확진 추세가 주춤한데다 장마가 끝나면 피서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충남도 등 각 지자체는 해수욕장에 방역 요원을 배치해 발열체크와 마스크 착용 캠페인 등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하지만 홍천 야외 캠핑장 사례에서 보듯 야외라고 해서 밀접, 밀폐, 밀집 등 `3밀환경`이 발생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당국의 방역노력도 중요하지만 내장객들도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지켜야만 모두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다.

어제 기준으로 전세계 코로나 확진자는 1800만명 넘었다. 전날 대비 25만명이나 폭증한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 확진세는 주춤하지만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 해외 유행에 따라 해외유입 확진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경계하면서 휴가철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대비도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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