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의회가 제 기능 못해"... 주호영 "장외 투쟁 방법 고민"

통합당이 여당의 독주에 맞서 강경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일각에선 21대 국회 들어 처음으로 장외투쟁까지 거론돼 주목된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다수의 횡포를 부리며, 법안심의도 안하고 자신들 마음대로 해버린다면 다른 방법이 없다"며 "의회가 제 기능을 할 수 없게 되면 자연스럽게 원 밖에서 야당이 생기기 마련"이라고 밝혔다. 전날부터 민주당이 각 상임위에서 통합당을 제외한 채 부동산3법과 임대차법을 강행처리한 데 따른 것으로 `원 밖의 야당`이 장외투쟁을 염두해 둔 언급이라는 분석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장내는 물론 장외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긴급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장내외 투쟁을 병행하되 장외 투쟁의 방법들은 구체적으로 더 고민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당내 최다선인 정진석(5선, 충남 공주·부여·청양) 역시 원내외 병행 투쟁을 제안했다. 그는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원내에서만 모든 일을 하려고 하는데, 민주당이 원내에서 막아버리면 통합당은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속수무책"이라며 "저들은 정치공작·국정농단을 서슴지 않는다. 권력이 국민에 맞서면 어떻게 되는 지 본보기를 보여주는 투쟁을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이날 오전 열린 긴급 의총에서도 민주당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주 원내대표는 "여당이 국회에서 압도적 다수를 차지한 뒤로는 안하무인이 말도 못 한다. 개원 협상에서도 느꼈지만 최근 대정부질문에서 총리나 장관이 보인 오만불손과 청문회 자료 미제출 등 누가 청문을 하고 받는 사람인지 모를 정도의 도발"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어제 각 상임위의 일방 개의와 소위원회와 간사가 선임되지 않고 업무보고도 받지 않았는데 제대로 된 토론 없이 국민의 권리와 의무에 영향 미치는, 특히 세금 관련된 사안을 함부로 처리하고 눈도 깜짝하지 않는다"며 "우리가 숫자의 힘으로 막을 수 없다. 마지막에 표결을 한다지만, 제대로 된 토론을 하고 부작용을 걸러야 하는데 이런 것 없이 일방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4선인 홍문표(충남 홍성·예산) 의원은 공개적으로 장외투쟁을 주장했다. 그는 "더 이상 깨지고 수모를 당하는데 한계가 있다. 상임위며 인사청문회가 무슨 필요가 있나. 이제 이대로 침묵을 지킬 때가 아니다"라며 "밖에 나가면 국민이 안 좋아할 거라고 참고 기다려왔는데, 기다린 이유가 뭐냐. 야당으로서 존재 가치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에게 알려서 현수막이라도 걸어야지, 아니면 소규모 집회라도 해야 한다. 당원이라도 불러서 울분을 알려야 한다"며 "이제 결단해야 한다. 근시일 내 원내외 위원장 전체회의라도 해서 결단하는 순서가 남았다"고 강조했다.

법사위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민주당을 향해 "무도해도 너무 무도한 것 아니냐. 자기들이 원하는 것만 이미 의결도 전에 처리해버렸다"며 "일당독재를 하는 것은 예정된 수순이었지만, 이렇게 국회 전체를 기만한 것은 강하게 성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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