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이 제 발 저린다.` 아니라고 하는데 굳이 그렇다고 믿는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은 걸지도 모른다. 괜한 트집을 잡고 싶어서…

한 조형물 때문에 일본이 난리법석이다. 강원도 평창군에 있는 한국자생식물원이 설치한 이 조형물이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조형물은 한국자생식물원이 한 조각가에 의뢰해 2016년 제작, 식물원을 재개장한 지난달 일반인들에게 공개됐다.

`영원한 속죄`로 이름이 붙여진 이 조형물은 양복을 입은 한 남성이 한복을 입은 소녀상 앞에서 무릎 꿇고 머리를 조아리고 있는 모습이다. 일본이 시비를 거는 건 이 남성. 이 남성이 아베 신조 총리를 지칭하는 거란다. 일본 언론은 이 조형물을 아예 `아베 사죄상(像)`이라고 명명하면서 한일 양국의 갈등을 부추기는 형국이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28일 이와 관련된 질문에 "사실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언론 보도가 사실이라면 그런 것은 국제의례상 허용되지 않는다 생각한다"며 "한일 관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일본 정치권도 `상식에 반하는 비정상적 행동`, `문제 해결 노력에 역행하는 일`, `조속한 철거` 등 우리 정부의 책임론을 부각, 이 조형물에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언짢은 기색이 역력하다. 그러나 정작 이 조형물을 제작한 한국자생식물원은 위안부 문제를 외면하는 일본의 반성을 촉구하려는 작품 제작의 순수성을 부각, 일본의 불순한 의도를 부인했다.

한국자생식물원 김창렬 원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책임지고 사죄할 수 있는 사람이 그랬으면 좋겠다는 소망만 담았을 뿐이지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문제되는 건 전혀 바라지 않는다"며 "아베 총리도 조형물의 남성처럼 사죄하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언급한 것이 오해를 불러온 것 같다"고 말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변변한 사과 한 번 하지 않은 일본 정부. 조형물 남성처럼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진심을 담아 머리를 조아리는 일본 정부의 모습을 볼 수나 있으려나. 75주년 8·15 광복절이 다가온다. 박계교 지방부 서산주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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