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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야 어렵죠…그래도 저보다 더 어려운 사람이 더 많잖아요"

2020-07-29기사 편집 2020-07-29 16:59:31      이정현 기자

대전일보 > 사람들 > 사람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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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 째 무료식사 나눔 봉사 세종시 연서면 호영규 씨 부부

첨부사진1수년 째 무료 시식 나눔봉사를 이어오고 있는 세종시 연서면 봉암나주곰탕의 호영규 사장.

"요즘 독거노인 고독사도 많고…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에 시작하게 됐습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누구나 어렵지 않은 사람이 없다지만,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다.

당장 형편을 봐줄리 없는 임대료·인건비 압박은 매달 어깨를 짓누른다. 그에 반해 코로나19 여파에 가게를 찾는 이들의 발길은 확연히 줄었다.

바이러스 감염사태가 확산하기 전인 지난해에만 폐업한 자영업자 수가 10년 새 최고를 기록했다고 하니 코로나19가 덮친 올해는 그 규모가 얼마나 될지 가늠조차 어렵다.

그럼에도 세종시 연서면에서 '봉암나주곰탕'과 '봉암짜장집'을 운영 중인 호영규(56) 씨의 따뜻한 나눔 봉사는 수년 째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급격한 경기침체를 이유 삼아 잠시 쉴 법도 하지만, "저보다 어려운 사람들은 주변에 더 많아요"라며 융통성(?)없는 대답을 한다.

호 씨는 3년 전 충북 청주에서 운영하던 가게를 정리하고, 이곳에 새 둥지를 틀었다.

그는 청주에서 장사를 할 때부터 동네어르신들을 위한 식사 나눔 봉사를 꾸준히 이어왔다.

매스컴에서 보도되는 독거노인 고독사 소식 등을 접하며 돌아가신 부모님의 얼굴이 떠올랐다.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부모이자 가족이었을 노인들에게 그저 '따뜻한 밥 한 끼'라도 대접하고 싶다는 마음이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됐다.

하지만 사업장을 이전한 뒤 호 씨는 한동안 봉사를 중단해야 했다.

이전 개업 초기였던 탓도 있지만, 전 사업장이던 청주 가게와 달리 새로 문을 연 세종시 가게는 도심 외곽에 위치해 있어 직접 어르신들이 찾기 힘든 환경이었기 때문이다.

가게 차량을 이용해 어르신들을 직접 모시는 방법도 관할 지자체와 상의했지만, 코로나19와 관련한 안전 등을 이유로 무산됐다.

가까스로 생각해 낸 묘수는 무료시식 쿠폰을 발행하는 것이었다.

동네 이장들에게 매월 30장의 식사 쿠폰을 전달하면 이들은 마을 저소득층 노인들에게 골고루 나눠준다.

쿠폰을 소지한 노인들은 가게 영업일 언제, 어느 때나 무료식사를 제공받을 수 있으니 특정일에 인파가 몰릴 부담도 없다.

호 씨는 "저 한 몸 살기도 어렵다는 분들이 많지만 봉사를 하면서 저도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는다"면서 "오히려 식사를 한번 대접받고 '팔아주겠다'며 자식들을 데리고 오는 어르신도 있으니 제가 더 이익이죠"라고 미소를 띄었다.

세종시 연서면 행정복지센터와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호 씨의 가게를 '착한 가게'로 선정했다. 착한 가게는 매월 3만 원 이상 정기기부를 실천하는 사업장을 인증하는 제도다.

적립금은 연서면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 기탁돼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쓰인다. 이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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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2수년 째 무료 시식 나눔봉사를 이어오고 있는 세종시 연서면 봉암나주곰탕의 호영규 사장 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