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융합에너지 상용화 실험장치 중 핵심부품 조달
국내 산업체 참여…기술력 인정받아 6180억 수주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장치 중 핵심 부품인 진공용기 첫 번째 섹터 모습. 우리나라 산업체가 제작·개발한 조달품이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장치 중 핵심 부품인 진공용기 첫 번째 섹터 모습. 우리나라 산업체가 제작·개발한 조달품이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우리나라가 세계 과학 사상 최대 프로젝트에서 주요 역할을 맡아 눈길이다.

핵융합 에너지의 상용화를 실증하는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에 핵심 부품을 조달했기 때문이다.

기술력도 인정받아 관련 수주액도 6000억원을 넘겼다.

29일 국가핵융합연구소에 따르면 프랑스 카다라슈 ITER 건설현장에서 지난 28일(현지시각) ITER 장치의 조립이 본격 시작됐다.

2007년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 러시아, 유럽연합(EU) 등 세계 7개 ITER 회원국이 현장 건설과 함께 장치 부품 제작에 들어간 지 13년 만이다.

ITER 장치는 조립에만 4년 반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부품 하나하나가 건물 한 채와 맞먹고 무게도 수백톤(t)이 넘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태양과 같은 원리로 에너지를 만들어 `인공 태양`이라 불리는 ITER 장치는 최종 조립·설치 과정이 최고 난이도의 과학기술적 도전으로 평가받는다.

우리나라는 한국형 핵융합장치(KSTAR) 개발 과정에서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ITER 장치 중 9개 주요 장치를 제작·개발해 조달했다.

핵심 장치이자 조립의 첫 순서에 해당하는 진공용기 최초 섹터를 비롯해 ITER 전용 특수 조립 장비도 조달하면서 이번 장치 조립 시작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국내 110여개 산업체가 이번 조달품 제작·개발에 참여했는데, 이들 산업체는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ITER 회원국 등으로부터 총 6180억 원(136건)에 달하는 수주 성과를 올렸다.

이는 그동안 우리나라가 ITER 회원국으로 참여하면서 납부한 분담금 3723억 원을 크게 웃돈다.

또한 우리나라 전문가 51명도 ITER 프로젝트에서 건설부문장 등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

ITER는 오는 2025년 첫 번째 플라즈마 실험을 시작으로 운영 12년, 방사능 감쇄 5년 뒤 해체될 예정이다.

ITER는 운영 기간 열 출력 500MW, 에너지 증폭률 10배를 목표로 핵융합 에너지의 청정 에너지로서 상용화 가능성을 확인한다.

유석재 핵융합연구소장은 "ITER 장치를 통한 핵융합 에너지 대용량 생산 가능성이 검증되면, 실제 핵융합 발전소 건설이 가능한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음에 따라 에너지 패러다임이 급격하게 변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소개했다. 장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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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건설 현장에 설치된 진공용기 섹터 부조립 장비 세트. 우리나라 산업체가 제작·개발해 조달한 부품이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프랑스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건설 현장에 설치된 진공용기 섹터 부조립 장비 세트. 우리나라 산업체가 제작·개발해 조달한 부품이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장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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