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절대평가 도입하며 평균 성적 상향…일부 대학 4.0이상 학생 비중 전학기 대비 20% 증가
성적 변별력 없어지면서 장학금 지급 기준 '형평성'마련에 난감 호소

대전권 대학이 올 1학기에 한해 성적 순으로 장학금을 지급하는 `성적장학금`을 조정해야 할지 고심하고 있다.

코로나 19로 1학기 중간·기말시험 평가방식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면서, 학생 성적 간 변별력이 사실상 사라졌기 때문이다.

대학은 각기 성적 장학금 지원 폭을 줄이거나 폐지할지 논의중으로, 등록금 환불에 따른 재원 마련에 압박감을 호소하고 있다.

28일 대전권 대학가에 따르면 대학 대부분은 올 1학기 코로나 19에 따른 비대면수업 확대로 성적 평가방식을 절대평가로 하거나 상대평가시 A학점 비중을 크게 늘렸다. 수업방식이 달라지면서 자칫 혼선을 겪을 수 있는 학생들의 성적을 보전해주기 위해서다.

문제는 절대평가 도입에 따라 평균 성적이 크게 오르면서 발생했다. 강의를 담당하는 교수 재량에 따라 성적이 주어지기 때문에, 학생들의 성적은 평균적으로 상향됐다. 대전권의 한 대학은 올해 평점 4.0 이상을 받은 학생 비중이 직전학기 대비 20%가 늘었다.

성적장학금 폐지 여부에 대한 고민도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성적장학금은 석차에 따라 차등지급되는데, 4.0 이상 높은 성적을 받은 학생 비중이 늘면서 성적장학금의 의미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더불어 등록금 환불에 따른 재원 마련 방안과도 맞물리면서 대학은 성적장학금 비중을 줄이거나 폐지해, 해당 재원분을 등록금 환불 재원에 충당하기로 가닥을 잡고 있다.

A대학은 성적장학금을 폐지하는 대신 다른 명목의 장학금 지급 규모를 늘릴 예정이며, B대학은 성적장학금 지급 규모를 한시적으로 줄여 등록금 환불 방인인 특별장학금 지급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등록금이 소속 단과대학별로 차이가 나는 만큼 이를 감안하겠다는 것이다. 이외 대학들도 성적장학금 조정을 두고 대책 논의에 한창이다.

대전의 한 대학 관계자는 "성적장학금 조정의 배경은 절대평가 도입에 따른 성적 변별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며 "보다 많은 학생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방안을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대학의 성적장학금 조정 움직임에 따라 학생들의 불만도 터져나오고 있다. 특히 성적 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장학금 혜택을 100% 누리지 못하게 되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대학생 전모(23)씨는 "성적 장학금은 말 그대로 성적이 우수하기 때문에 혜택을 받는 것인데 등록금 환불과 어떤 관계인지 모르겠다"며 "미리 고지를 해줬다면 모르겠지만 이제 와서 성적장학금을 못주겠다고 하니 황당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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