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산단 입주업체 매출 80% 감소… 휴가철 반짝 수요에도 암담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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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지역 수건 제작·판매업계가 코로나19에 따른 경영 직격탄을 맞았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모임·행사 등이 자취를 감추면서 판촉물 등으로 납품되던 수요가 없어져 경영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다.

수건은 얻어 사용하는 물건으로 인식돼 개인 소비가 아닌 관공서 등이 주요 판매처로 꼽힌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관공서와 민간기업, 단체 등의 행사 취소·연기가 뼈아프게 다가온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28일 대전산업단지관리공단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수건 등을 제작하는 섬유·의복 업체들이 경영상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대전산단관리공단이 최근 내놓은 올 2분기 입주기업 생산·수출액 조사 결과를 보면 섬유·의복(13곳) 업체의 경우 코로나19 충격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한미타올(주), ㈜무한타올 등 13개 업체의 전체 2분기 수출 실적은 4700만 원에 그쳤다. 전분기 14억 4100만 원에 견줘 3개월 새 88.4% 급감했다.

대전산단의 한 수건 제작 업체 관계자는 "수출 못지 않게 내수 소비가 전체 실적의 다수인데, 이 중 기념품 수건의 상반기 발주 실적이 처참하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4-5월 내수 판매 분만 보더라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 이상 수요가 줄었다"며 "가정의 달로 각종 행사가 열리는 5월은 한 해 매출의 40%에 달하는데, 올해는 코로나로 모든 행사가 취소돼 실적을 매기는 것조차 민망할 지경"이라고 한숨 쉬었다.

다른 업체의 관계자는 "관공서를 제외하더라도 돌잔치 등 개인이 하는 답례품 수요까지 줄어든 상황에 대체 판로를 찾는 게 무의미하다"고 하소연했다. 여가활동이 줄어들면서 숙박업소를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긴 것도 업계의 시름을 더하고 있다.

수건의 주요 납품처인 호텔, 리조트 등이 코로나19로 어려움에 빠지면서 신규 수요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 상황이 이렇자 일부 업체는 생산을 일시적으로 멈추거나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에 기댄 채 근근이 버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당분간 코로나 `보릿고개`를 넘어서기 어렵다는 점이다. 본격 휴가철인 이달 들어 리조트, 호텔 등 일부 숙박시설에서 발주가 들어오고 있지만, 평년 수준에는 크게 못 미친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 분석이다.

대전의 한 수건 소매업체 관계자는 "최근 들어오는 주문은 물놀이용 비치 타월이 대부분"이라며 "드문 드문 거래되는 경우에도 새로운 수건을 찾기보다 기존 물량을 보충하는 개념의 소규모 주문에 그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코로나19 신규 확진세가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아 각종 행사 재개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며 "많이 어려웠던 상반기보다 닥쳐 올 하반기가 더 걱정"이라고 했다. 김용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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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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