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오르며 이사 아닌 리모델링 전환 수요 늘어
업계 할부서비스 등 공격적 마케팅도 영향

[사진=대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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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7 부동산 대책 이후에도 대전 지역 집값 상승이 여전하면서 리모델링 업계가 여름 비수기란 말이 무색하게 호황을 맞고 있다. 오르는 주택 가격에 깐깐해진 대출 기준까지 얹어져 부담되는 이사 계획을 접고 기존 집을 손보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 업계도 이례적인 `여름 특수`에 무이자 할부, 사은품 증정 등 공격적인 마케팅에 들어가면서 때 아닌 특수를 누리는 분위기다.

27일 지역 리모델링 업계 등에 따르면 대전 집값이 연일 고공행진하면서 기존 살고 있는 주택을 수리하려는 소비자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집값이 떨어지지 않으면서 무리하게 이사를 고집하지 않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며 "집 장만 비용에 견줘 저렴한 투자로 상대적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는 이유로 리모델링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얼마 전 입주 17년 만에 집을 손 본 직장인 이모(대전 노은동·54)씨는 "살고 있는 아파트를 팔고 다른 곳으로 이사 가는 게 부담스러워 가족과 상의 끝에 리모델링을 결정했다"며 "다니고 있는 회사의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아 여유 돈이 있을 때 집을 고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거실과 욕실, 베란다 등 집안 전체를 탈바꿈하는 데 6000만 원을 지출한 이씨는 "지출이 꽤 크지만 새집에 사는 기분이 들어 투자 대비 만족스럽다"고 흡족해했다.

업계에서 통상 여름은 비수기로 꼽힌다는 점을 고려할 때 최근 현상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업계 관계자는 "사계절 중 더위를 피할 수 있는 봄·가을을 성수기로 본다"며 "원래 여름철은 겨울보다도 계약 건수가 적은 비수기"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달라진 분위기에 업계는 7-8월 리모델링 계약 건수가 봄 성수기인 4-5월을 웃돌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는 최근 변화된 리모델링 경향도 전했다. 종전 특정 공간(욕실, 주방)에 국한된 수리가 아닌 패키지 공사 건수가 늘고 있다는 것.

대전 서구의 한 리모델링 전문 업체 관계자는 "전체 조명 장치를 포함해 집안 전체를 손보는 패키지 공사 의뢰가 전체 공사 건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새로운 집을 장만하기보다 가격대비 심리적 만족도가 높은 리모델링을 선호하는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대전 아파트 값이 정상화 될 때 까지는 당분간 리모델링 수요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름 특수`를 겨냥한 업계의 과감한 마케팅도 리모델링 수요 증가에 한 몫하고 있다. 가구리모델링 분야 업체인 한샘은 올 여름 전문 시공 인력을 전년 대비 늘렸다. 대림 디움은 이달 중순부터 9월까지 리모델링, 주방가구 등을 구매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할인 또는 사은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유성구의 한 리모델링 업체 관계자는 "부분 시공에 투입되는 하청 업체 수를 지난해보다 늘리고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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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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