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용길 세종충남대병원장
나용길 세종충남대병원장
지난 7월 16일 세종충남대학교병원이 개원했다. 세종시 최초 국립대학교 종합병원이다. 세종시는 행정중심복합도시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급성장해 왔지만 안타깝게도 의료 현실은 뒷받침되지 못했다.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인근 대전이나 충북지역으로의 장거리 이송이 불가피했다. 중증 질환자 등 지역민들의 불안감이 적지 않았다. 도시의 성장과 더불어 `응급의료 불모지`란 말이 생겨났지만 세종시의 위상과는 맞지 않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세종충남대병원 개원으로 세종시 뿐 아니라 인근 충남과 충북 지역민들도 적지 않은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응급의료체계 구축을 통한 365일, 24시간 교수 의료진의 진료, 치료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개원 이틀 만에 급성 심근경색 환자의 골든타임 확보를 통한 관상동맥중재술을 성공적으로 마쳐 세종충남대병원 응급의료 역량의 우수성을 확인하기도 했다.

세종충남대병원은 세종지역의 인구 특성을 반영해 소아청소년센터, 여성의학센터를 비롯, 10개 특성화센터와 31개 진료과를 운영한다. 소아청소년과는 6명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에 의해 신생아실, 신생아 중환자실, 병동, 소아응급실 등이 365일, 24시간 가동된다. 이는 대전·세종 최초로 운영하는 특화된 진료 시스템이다.

세종충남대병원은 지역민들의 요구와 바람에 따라 공공성을 바탕으로 중증치료역량 확보를 통한 질 높은 의료서비스로 대한민국 공공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 나갈 계획이다.

사회 전반에 걸쳐 서울 등 수도권 집중 현상이 지속되고 있지만 세종충남대병원은 의료의 지역균형 측면에서 수도권 집중이 아닌 세종 중심의 새로운 역할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국가 보건의료 정책을 주도하면서 국가 공공의료사업의 Test Bed 역할에 충실해야만 이제 첫 걸음을 뗀 세종충남대병원의 위상도 재정립할 수 있는 것이다.

세종충남대병원은 지역 의료기관과의 진료협력 체계도 공고히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중증치료역량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면서 경증질환은 최대한 협력병원으로 연결하는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하는 것이다.

세종충남대병원은 생존율이 높고 환자 증가율이 높은 암종과 다빈도이면서 생존율이 높은 암종에 대해 대면 다학제 진료체계, 하루에 검사와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프로세스 구축, 최첨단 방사선 암치료기 뷰레이 메르디안(ViewRay, MRIdian) 운영을 통한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뷰레이는 자기공명영상(MRI)과 방사선치료 시스템을 결합한 최첨단 방사선 암치료기로 비용이 120억원에 달한다.

MRI를 이용해 종양과 정상 장기의 위치를 파악하고 실시간 추적하면서 치료 부위에만 방사선을 조사하는 유일한 장비다.

신체의 정상조직은 거의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종양에만 정확하게 방사선을 조사해 치료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방사선 치료를 하는 중에도 연속으로 MRI를 촬영할 수 있어 실시간으로 표적 종양의 위치와 그 외 해부학적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서울과 수도권을 제외한 한강 이남지역에서는 최초로 도입한 것이며 우리나라 3번째, 아시아권 국가 중에서도 5번째에 불과하다. 세종충남대병원의 특징은 의료진의 다양성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의사 120여명 중 충남대학교 출신은 56%로 절반을 넘는 수치지만 다른 병원에서 수련했거나 근무했던 의사는 74%에 달한다.

이는 다양한 경력의 의료진이 진료과 중심의 단독진료가 아닌 지연과 학연을 벗어나 센터 중심 진료, 다학제 협력 진료를 가능하게 할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다.

세종충남대병원은 4단계에 걸친 마스터플랜이 구축돼 있다.

최근 개원한 본관과 2021년 3월 완공 예정인 헬스케어동이 1단계와 2단계 플랜이고 최종 4단계까지 마무리되면 800-1000병상을 가동하는 세종시 유일의 상급종합병원이 된다.

앞으로 세종충남대병원은 `기대가 현실이 되는 병원`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다. 나용길 세종충남대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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