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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보기] 행정수도 이전, 지금은 충분히 가능하다

2020-07-27기사 편집 2020-07-27 07:3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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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박범계 국회의원
"시대가 변하고 관습이 바뀌면, 관습헌법은 바뀌는 법이다. 박범계 의원이 충청권에서 정치를 하는 이상, 행정수도에 대한 화두를 놓치지 말고 연구를 계속해 나가라."

2006년 말, 지금은 고인이 되신 노무현 대통령께서 필자에게 한 말이다.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당시 대통령 후보를 필두로 민주당의 적극적인 추진 속에 불을 지폈던 행정수도 이전 이슈는 지난 20일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행정수도의 세종으로의 이전을 제안하면서 재점화 됐다.

참여정부 시절이던 2003년 12월에 국회를 통과했던 '신행정수도의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은 2004년 10월에 헌법재판소가 '우리나라의 수도는 서울'이라는 '관습헌법' 개념을 내세워 위헌결정을 내렸다. 현재 미래통합당은 이 판례를 '행정수도 이전 제안'의 반대논리로 활용하고 있다.

헌재의 위헌판결이 있던 2004년으로부터 16여 년이 흐른 지금. 대한민국은 많이 변했다. 2004년에는 국민적 합의가 충분하지 못했던 반면, 지금은 국민 대다수가 행정수도 이전을 찬성하고 있다. 최근의 여론조사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지난 17-18일 민주당이 자체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행정수도 이전 찬성은 무려 62%에 달했으며, 지난 21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도 찬성이 약 54%였다.

수도권 과밀화로 인한 수도권-비수도권 간 양극화 심화와 지방소멸 위기, 부동산 투기적 광풍 등의 해결을 생각할 때,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의 실현, 이를 위한 행정수도의 이전은 2020년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꼭 해결해야만 하는 시대적 과제이다. 지난해 말, 전체 국토면적의 11.8%에 불과한 수도권은 대한민국 전체인구의 50%를 돌파했다. 현재 수도권은 국민총생산의 약 52%, 산업산출액의 약 47%, 소비의 약 51%, 100대 기업의 약 90%를 점유하고 있다. 전국 20위 이내 대학과 외국인 관광 또한 80% 정도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수도권 과밀화가 수도권 주택보급률 감소와 주택가격 폭등 뿐 아니라 지방의 소멸위기까지 야기한다는 점에서, 행정수도 이전을 통한 지방분권, 국가균형발전 실현은 더욱 절실해졌다.

2004년 당시 헌법재판소의 판례에는 "세월의 흐름과 헌법적 상황의 변화에 따라 이에 대한 침범이 발생하고 나아가 그 위반이 일반화되어 그 법적 효력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상실되기에 이른 경우에는 관습헌법은 자연히 사멸하게 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헌재가 '국민적 합의'만 있으면 '관습헌법'도 자연히 사멸하게 된다고 밝힌 대목이다. 즉 '국민적 합의'만 확인된다면 판례는 얼마든지 변경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행정수도 이전은 국민을 대표하는 여·야 의원들의 합의만 있다면 국회에서 추진할 수 있는 문제이다. 기존의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법'개정이나 '신행정수도 특별법' 제정 등으로 얼마든지 손쉽게 추진할 수 있다.

과거 위헌판례를 합헌으로 바꿨던 시각장애인 안마사제가 좋은 예이다. 2006년 6월 시각장애인만 안마사 자격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한 보건복지부령 '안마사에 관한 규칙'이 위헌결정을 받자, 국회는 의료법에 '비맹제외기준'을 법률조항에 명시했고, 헌재는 2008년 10월 '사회적 약자의 생존권 보호 등'을 이유로 과거 위헌판례를 뒤집은 사례가 바로 그것이다.

아직 행정수도 이전의 본격적인 첫 삽을 뜨기도 전인데, 벌써부터 "문재인 정부가 행정수도 이전을 추진한다면 또 다시 헌법소원을 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위헌판례를 뒤집은 안마사제도 사례는 이러한 위헌소송 제기가 오히려 과거 헌재의 결정을 합헌으로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행정수도 이전, 국민적 합의가 충분치 못했던 2004년과 달리, 2020년 현재는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국민의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만큼, 16여 년이나 지난 헌재의 위헌판례가 시대변화에 맞게 변경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박범계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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