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태헌 인아트 대표
엄태헌 인아트 대표
코로나의 시대로 불릴만큼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사회 전반의 패러다임 자체가 변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베네치아에는 물고기가 돌아왔고, 인도에서는 히말라야가 보이고, 미세먼지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좋은 소식이 있기는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와 각국의 봉쇄조치, 소비방식의 변화, 산업전반의 구조 혁신 등 우리에게는 코로나 그 이후의 삶을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

이제는 코로나 그 이후의 삶을 준비하기 위해 전문가들의 분석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소비 패러다임의 변화에 집중하며, 포스트 코로나의 시대를 준비해야 할 때인 듯 하다.

비대면 서비스와 비대면 소비가 늘어나면서 온라인의 비중은 가파른 상승세를 띄고 있으며, 외출이 줄어들면서 소비범위도 주거지역 근처의 생활밀착형 매장에 집중되는 근거리 소비 현상이 확대되고 있다고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스마트홈, 홈오피스, 홈트(홈 트레이닝), 홈카페 등 홈 라이프에 대한 관심은 키워드 검색에서도 늘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집을 중심으로한 `홈 라이프`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그동안 우리의 집이 생각보다 불편하고, 삭막한 곳이라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많아진 듯 하다. 전문가들은 언택트 시대에는 지금보다 집에서 1.5배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된다고 말한다. 집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된다면, 당연히 좀 더 넓은 면적이 필요해 진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집의 평수를 늘리는 것은 힘든 만큼, 좀 더 효율적으로 공간을 활용하는 지혜가 더욱 절실해진다.

공간을 효율적으로 나누고, 때에 따라 가족과 공유하고, 필요에 따라 변형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아이디어들도 예전보다 훨씬 다양해졌다. 무엇보다 고정된 하나의 공간이 아닌 목적에 맞춰 다양하게 변형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연구도 늘어나고 있다. 몇몇 건축가들은 `벽식 구조`인 아파트를 좀 더 유동적으로 쓸수 있는 `기둥식 구조`로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주거 변화의 가능성이 커진 만큼, 구조적으로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아마도 앞으로의 아파트는 좀 더 다양한 평면과 변화가 가능한 구조로 점차 변화할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면서, 당장 지금 살고 있는 집을 조금이라도 편하고 효율적인 공간으로 바꾸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 생각한다.

흔히 말하는 `알파룸`은 예전에는 남는 공간이라 불리던 작은 공간이었다. 창고 정도로 사용되던 공간을 최근에는 서재나 놀이방, 엔터테인먼트 룸 등으로 바꿔 나만의 특별한 공간으로 바꾸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다.

또한 식사만 하던 식탁이 아닌 카페처럼 자유롭게 가족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집안의 중심 공간으로 바꾸거나, 복도나 자투리 공간에 콘솔과 의자를 놓아 나만의 작은 서재를 만들기도 한다. 어떤 분들은 베란다를 툇마루로 바꿔 차를 마시는 다도 공간으로 활용하거나 식물로 가득한 나만의 정원을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변화는 공간을 어떻게 하면 기능적으로 활용하면서도, 아름답게 바꿀 수 있을까를 고민한 결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같은 면적, 같은 도면이라도 완전히 서로 다른 공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 많은 사례들이 있고, 이러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새로운 제품에 대한 고민과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렇게 점점 집을 조금이라도 더 좋게 바꿔 줄 수 있는 제품이 늘어가고, 홈 라이프는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어 간다. 앞으로 홈 라이프를 위한 좋은 아이디어를 나누며,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을 하나씩 공유하며, 포스트 코로나의 시대를 준비해보려 한다. 엄태헌 인아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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