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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인칼럼] 100년후 대전에는 몇 명이나 살까?

2020-07-22기사 편집 2020-07-22 07: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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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여전하다. 여름이 되면 주춤할 거란 예측을 비웃듯 마음을 놓을라치면 불쑥 고개를 든다. 미래학자들이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되돌아가지 못할 것이라 말했는데 현실이 되어가는 듯해서 마음이 무겁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환경의 위협은 객관적인 하나의 변수일 뿐이란 생각을 한다. 13세기 몽골 초원을 덮친 소빙하기(小氷河期)에서 칭기즈칸은 세계를 지배할 수 있는 역량을 모을 수 있었고, 14세기 유럽을 휩쓴 페스트는 중세의 긴 잠에서 깨어나 '르네상스'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 위협이 위기가 될지 혹은 기회가 될지는 온전히 인간의 선택과 실천에 달려있다.

코로나19에 가려져 있지만 우리나라는 여러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출생아 감소로 인한 인구절벽, 새로운 성장엔진 부재, 수도권 집중, 부동산 가격 상승 등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다. 필자는 역설적이겠지만 이를 해결하는데 코로나19가 치료약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과거 수도권은 인재, 자본, 지식을 집적해 국가 성장을 주도해왔다. 현재는 국가 전체의 인재와 자본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면서도 과밀에 따른 혼잡비용으로 집적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국토의 12%에 대한민국 총인구의 50%가 넘게 살다 보니 담을 수 있는 그릇에 차고 넘쳐버려 국가안보와 질병관리에도 치명적인 약점을 노출하고 있다. 올초 대구의 팬데믹이 서울에서 발생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아찔한 생각이 머리를 스쳐 지나간다.

수도권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1극 성장체제라는 기득권은 국토균형발전과 새로운 성장엔진의 출현을 철저히 막고 있다. '팬데믹' 시대에 수도권은 해체되어야 한다. 집적화된 도시는 가장 쉬운 전염의 온상이기 때문이다. 도시와 인구를 분산시키면서도 집적의 효과는 유지돼야 한다. 혁신과 성장은 인재와 지식과 자본의 결합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과거에 이는 모순이었지만 ICT기술은 이를 가능케 한다. 코로나19는 지난 30년 공염불에 그쳤던 국토균형발전이란 당위를 물리적 공간의 집적에서 유비쿼터스의 신세계를 실현할 강한 동력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인구의 이동은 일자리의 이동이 전제되어야 한다. 공공기관 지방이전이 인구 이동의 마중물이 될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자생적인 산업육성이 필요하다. 코로나19로 한때 글로벌 공급망이 마비되면서 각국은 중요산업에 대한 리쇼어링(Reshoring·생산기지의 국내 복귀)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의 선택과 실천에 따라서 국가와 지방 모두 상생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인구의 절반 이상이 국토의 12% 정도 되는 수도권에 몰려 사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 시늉에 그치지 말고 백년 뒤를 내다보며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코로나19가 그 기회의 창을 열어주고 있다. 국가는 광역철도망 등 대규모 기간사업에 집중 투자하고 수도권 인구 1000만 명과 기업·대학·병원 등 인프라 이전을 촉진해야 한다. 대전·세종·청주 등을 촘촘한 철도망으로 묶는 충청권 메갈로폴리스 시대를 열어야 한다. 어디에 살든 혜택을 균등하게 받으면 집값 비싼 서울살이가 필요 없어지고 삶의 질은 향상될 것이다. 100년 후 대전에는 몇 명이나 살까? 미래는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다가올 미래를 기다리지 말고 지금껏 불균형 발전을 숙명으로 여겨왔던 현실을 우리 대전이 앞장서서 풀어나가길 희망해 본다.

김경철 대전도시철도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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