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특성, 분포, 변화 등을 탐색·기록·해석하는 지구과학, 생물학, 고고인류학 등의 통합학문을 자연사라고 한다. 대전에는 자연사를 연구하는 기관이 많다.

국립중앙과학관, 국립문화재연구소, 지질박물관 등이 이에 해당된다. 지구가 형성된 45억 년, 생명이 탄생한 36억 년, 유인원이 출현한 600만 년. 문자나 그림으로 기록된 인류의 역사가 고작 1-2만 년의 시간과 비교한다면 상상하기 어려운 시간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자연사박물관의 주요 이슈는 지구역사에 등장하지 않았던 대규모 멸종에 대한 이야기다. 지구 생물의 상당수가 사라진 대멸종 사건은 지금까지 5번 발생했다. 지구의 대규모 지질활동과 대기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따른 멸종이었다.

그러나 산업혁명 이후 인류가 지구 환경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일명 `인류세`라고 부르는 시간에 제6의 멸종이 지구 역사상 가장 빠르고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19에 따른 언택트 시대에 그동안 사라졌던 멸종위기 동물이 다시 나타나는 보도는 인류의 발자국이 얼마나 지구에 많은 영향을 주었는지를 증명하고 있다.

한밭수목원은 대전의 자연사박물관이라 할 수 있다. 이곳에는 다양한 식물과 야생동물이 살고 있다. 공룡시대로 알고 있는 한반도 백악기 시기에 출현했던 속씨식물을 비롯해 한국인의 정서와 삶에 깊숙하게 관련하는 천연기념물의 후계나무들이 있다.

한밭수목원이 점점 생명그물을 만들어 자연의 법칙이 작동되고 시민들이 자연을 생생하게 배울 수 있는 장소가 되고 있다.

한편으로는 여전히 한밭수목원이 단순한 공원으로 그려지고 있다. 한밭수목원은 단순히 쾌적한 도시환경 제공을 목적으로 하는 공원과는 달리 식물자원을 체계적으로 수집·관리해 종 다양성을 확보하고 보존·자원화를 촉진할 수 있는 시험·연구기능을 수행한다.

수목원은 자연을 위한 생태적 공간으로 조성 운영돼야 하며 우리는 그 자연 속에서 보고 느끼고 배우며 자연이 주는 혜택을 누리면 된다.

박민우 한밭수목원 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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