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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포럼] 코로나19에 대처하는 수학의 역할

2020-07-21기사 편집 2020-07-21 07:2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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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도상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산업수학연구본부장

첨부사진1조도상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산업수학연구본부장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1400만 명 이상의 확진자가 보고되고 있고, 중국·유럽·미국을 거쳐 지구 남반부 대부분의 나라들로 확산되고 있어 전 지구적인 재난상황이다. 다행히 국내에서는 적극적인 방역정책, 시민들의 자발적인 위생수칙 준수를 통해 봉쇄정책 없이도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경제활동 위축의 최소화를 이뤄내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방역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가을에 다시 크게 유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질병확산 시뮬레이션을 통해 유행가능성을 분석해보면 짧게는 12주에서 16주 후에 대유행이 올 것이라고 한다. 여기에서 질병확산 예측은 수학적 모델링을 통해 분석이 가능하다. 1766년 스위스의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인 다니엘 베르누이는 천연두 예방접종을 실시할 경우 기대수명이 3년 2개월이나 늘어난다는 예측을 했다. 당시는 백신에 대한 개념이 없던 때라 반발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나 전염병 확산과정과 이를 통한 기대수명의 수학적 모형에 근거한 예측을 통해 예방접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1927년 스코트랜드 수학자 윌리엄 컬맥과 앤더스 맥켄드릭은 베르누이 모델을 좀 더 정교하게 다듬어 홍역이 어떻게 퍼질지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했다. 최근에는 인구정보·이동패턴을 반영한 확산 예측모델과 다양한 소프트웨어들이 전염병의 피해를 정확하게 예측해 방역정책 수립의 근거로 활용되고 있다. 다양한 수리 모델링을 통한 질병 확산 예측은 학교 개학연기, 재택근무시행, 종교시설 폐쇄, 지역 간 이동감소 등 방제정책의 효과분석에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감염병 확산과 같은 사회현상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행동양식, 정부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수용정도, 외부유입요인 등 다양한 요소들이 고려되어야 한다. 이런 일련의 요인들이 모델 내에서 어떻게 반영되는 것이 최적인지에 대한 분석을 통하여 좀 더 정확한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다. 또한 현재 의료시스템에서 감당할 수 있는 일일 최대 감염자 수의 최대값을 추정함으로써 경제활력을 유지하면서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역정책을 제안 할 수 있다. 코로나19의 감염경로가 파악되지 않은 사례를 분석하기 위해서 수도권 701개 역의 승하차 데이터를 이용해 출퇴근 지하철 혼잡도 분산을 위한 최적의 수도권 지역분할 연구도 수학 기법인 햄 샌드위치 정리를 활용한 방역정책이 제시되기도 했다. 수학은 그동안 과학과 기술의 진보에 있어서 필요 불가결한 언어와 이론제공 등의 간접적 역할을 해왔다면 최근에는 ICT 기술의 발달로 다양한 대량의 자료가 수립되고, 이러한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위해 복잡한 문제를 계량화하고, 분석하는 도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국내 수리과학자들도 현실에 일어나는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로 해결책 제시에도 많은 성과들이 나오고 있다. 복잡하고 설명하기 어려운 산업기술, 사회현상 등의 문제해결에 수학이 직접적인 활용이 가능한 이유는 수학이 가지고 있는 보편성과 유연성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서 수학의 유연성은 특정주제의 조건이나 제약으로부터 자유롭다는 것이고 이로인해 수학적 분석이 다양한 분야로 확장가능한 것이다. 코로나19의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복잡한 세상에서 일어나는 사회현상을 수학으로 바라보고 표현하는 일련의 과정은 어려운 작업이다. 그럼에도 많은 노력 덕분에 수학 모형들이 개발되고 다양한 방역정책이 개발된다면 더 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 이전의 생활로 돌아가는 데는 아직은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하지만 올가을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2차 대유행을 늦추거나 소멸시킬 수 있는 다양한 제언들이 수리모델링에 기반한 연구를 통해 이뤄지길 바라며 포스트코로나시대 뉴노멀에 대비하는 수학의 역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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