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타격 입은 호텔·서비스 관광업, 대학 '일학습 병행' 매칭 꺼려
일부 지역대 2학기 신청 기업 감소, 학생 신청도 줄어 취업 판로 '막막'

코로나19로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대학생 취업 타개책으로 떠오른 `일학습병행제(IPP)`에 빨간불이 켜졌다. 인건비 부담 등 재정 운영이 어려워져 기업들이 채용문을 닫았기 때문인데, 대학은 오는 2학기 일학습병행제 참여 기업을 찾지 못해 난감해졌다.

19일 지역 대학가에 따르면 대학 일학습병행제는 `기업연계형 장기현장실습`으로 기업이 대학생을 학습근로자로 채용, 기업에 필요한 인재로 양성하는 제도다. 일학습병행제에 참여한 3·4학년 학생은 수업 대신, 한 학기 간 대학이 매칭 한 기업에서 근로하게 된다. 학점을 쌓는 동시에 관련 직무를 익히고, 근로를 마치고 나면 기업 고용으로도 이어져 취업 타개책으로 떠올랐다.

문제는 코로나19로 경영악화를 겪고 있는 기업이 2학기 일학습병행제 참여를 꺼리고 있다는 점이다. 경영악화로 인건비 부담이 커졌고, 설사 채용을 하더라도 학생들의 경우 경력직 사원에 견줘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대전의 한 대학 일학습병행사업단 관계자는 "중소기업은 서비스·영업·개발 분야를 막론하고 한정된 수입으로 고용 학생들의 최소 인건비를 지급해야 하는데,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악화로 인건비를 지급할 여력이 안된다"며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바로 일할 사람이 필요한데, 실습 학생들에게 직무를 일일히 가르쳐야 하는 점도 꺼리는 이유"라고 귀띔했다.

2학기를 바라보는 대학들은 참여 기업을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호텔·항공 등 관광 서비스 기업의 매칭은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다.

대전 A사립대 관계자는 "호텔 서비스 전공 학생들이 일학습병행제에 참여하고 싶어 하는데, 호텔 업계는 코로나19 타격으로 많이 어려워져서 1학기보다 모집을 많이 안 하고 있다"며 "호텔은 대면 서비스가 많은데, 이를 최소화하는 분위기도 복합적으로 작용해 기업 참여가 줄고 있다"고 말했다.

사전 매칭을 마친 기업이 경영난을 이유로 중도 포기하는 사례까지도 나타나고 있다. 대전의 한 대학은 2학기 일학습병행제 신청 학생 62명과 항공·호텔 등 서비스업계 기업을 사전에 매칭 했으나, 최근 기업 24곳에서 중도 포기를 선언했다.

B사립대 관계자는 "일학습병행제 대부분이 관광서비스 업체였는데, 관광업계가 얼어붙다 보니 중도포기를 선언한 기업까지 나오게 됐다"며 "중소기업의 특성이 경기가 불황이 오면 바로 타격이 오다 보니, 일학습병행제에 참여할 여건이 안된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에 따른 기업 경영난으로 일학습병행제가 제동에 걸리면서 대학은 얼어붙은 취업 시장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C사립대 관계자는 "예전처럼 일학습병행제로 학점도 따고 취업도 하면 좋겠지만 요새는 기업들도 어렵다 보니,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취업문이 더 좁아진 것 같아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박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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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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