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수희·이종찬 부부, 2014년 천안서 등굣길 음악회 시작
해외서도 등굣길 음악회 개최, 교육공동체 행복지수 높여

육수희(오른쪽)·이종찬(왼쪽) 부부가 6년째 등굣길 음악회로 교육공동체의 행복지수를 높이고 있다. 사진=윤평호 기자
육수희(오른쪽)·이종찬(왼쪽) 부부가 6년째 등굣길 음악회로 교육공동체의 행복지수를 높이고 있다. 사진=윤평호 기자
[천안]6년째 `등굣길 음악회`를 지속하며 전국은 물론 해외서도 교육공동체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음악가 부부가 있다. 천안의 육수희·이종찬 부부이다.

오카리나 전문 연주자인 육수희씨는 2014년 천안의 한 초등학교에서 등굣길 음악회를 시작했다. 학교에 들어선 학생들이 눈 앞에서 좋은 연주곡을 접하면 긍정적 에너지가 발휘되어 학교생활이 더 즐거워 질 것이라는 생각에 시도했다. 음악회는 교과서에 실린 동요 `개구리와 올챙이`를 비롯해 학생들 응원의 마음을 담아 `나는 나비`, 경쾌한 `렛잇곡` 등을 연주하며 30~50분 정도 계속된다. 초기에는 1인 음악회였지만 조력자로 이종찬씨가 합류하며 노래도 더해졌다.

한해에 많을 때는 40개 초중고에서 등굣길 음악회를 이어갔다. 해가 쌓이며 전국뿐 아니라 국외서도 등굣길 음악회를 요청했다. 해남 땅끝마을 학교, 일본 지바현 학교에서도 등굣길 음악회를 개최했다.

등굣길 음악회를 꾸준히 계속하며 일상에도 변화가 생겼다. 등굣길 음악회를 통해 싹 튼 사랑의 결실로 육수희씨와 이종찬씨는 평생의 반려자가 됐다. 부부는 오카리나와 기타로 구성된 듀오 앙상블 `동쪽바다선한이웃`도 결성했다. 동쪽바다선한이웃의 1집 앨범에는 등굣길 음악회에서 영감 받아 만든 창작곡 `학교가는 길`이 수록됐다.

추억도 풍성해졌다. 천안의 한 농촌마을 작은 초등학교에서 가진 등굣길 음악회는 학부모가 감동 받아 부부를 다시 한번 초청, 학교 강당에서 마을어르신들까지 모셔 놓고 음악회와 마을잔치를 진행했다. 하굣길 음악회가 된 적도 있다. 갑작스런 폭설로 등교 시간에 맞춘 음악회가 어려워지자 학교에서 하굣길 음악회를 제안했다. 결과는 대만족. 함박눈이 포근하게 쌓여 있는 교정에서 열린 하굣길 음악회는 학생들은 물론 부부에게도 평생의 잊지못할 한 장면이 됐다.

버전업도 늘었다. 천안시청 로비에서 시청 오카리나 동아리와 함께 합주회로 출근길 연주회를 하고 천안 원도심에서 점심시간 음악회도 가졌다.

올해 등굣길 음악회는 예년보다 늦은 지난 6월 초 출발했다. 코로나19로 오랫동안 교문이 닫혔던 탓이다. 현재 4곳의 등굣길 음악회가 예정됐다.

육수희·이종찬 부부는 "등굣길 음악회를 경험한 선생님들이 전근 가시면 그 학교에서도 음악회를 열어 달라 부탁한다"며 "꼭 우리가 아니어도 각지에서 등굣길 음악회 같은 프로그램이 늘어나 음악이 생활 속 기쁨과 희망을 선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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