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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헌 칼럼] 사면초가의 민주당

2020-07-16기사 편집 2020-07-15 18:01:15      김시헌 기자 seekim@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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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김시헌 논설실장
내년 4월 치러질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관련, 예상 후보자들이 세간의 입줄에 오르내리고 있다. 불과 9개월도 남지 않았으니 결코 이르다고 할 수는 없지만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사망이 내년 4·7 보선시계를 재촉했음은 분명하다. 내년 보선은 판이 더 커질 수도 있다. 송철호 울산시장, 이재명 경기지사, 김경수 경남지사 등 여당 소속 단체장들이 줄줄이 재판을 받고 있어서다. 이 지사의 정치적 운명은 오늘 오후 결정된다. 서울·부산시장 동시 보선도 처음이거니와 대선에 버금가는 역대 최대 보선이 될 수 있기에 이목이 집중된다.

보선 원인 제공자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다. 하루하루가 곤혹스럽고 살얼음판을 걷는 심경일 것이다. 성추행 혐의 등으로 피소된 박 전 시장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되겠지만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등에 대한 부담은 고스란히 남아있다. 앞서 당 소속이던 오거돈 전 부산시장은 여직원 성추행 혐의로 자진사퇴했다. 여비서 성폭행 혐의로 징역형이 확정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도 중첩된다. 성인지 감수성은 엿 바꿔 먹었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박 전 시장의 장례가 끝나면서 이해찬 대표 등이 속속 사과를 표명하고 있지만 국민들의 눈높이엔 미치지 못한다.

민심이 출렁이고 있다. 야당 공세는 물론 시민사회, 여성단체 등의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요구는 거세다. 사면초가의 형국이다. 민주당이 '나 몰라라' 하기에는 여론이 너무 좋지 않다. 이런 위기 속에서 민주당의 선택지는 좁아 보인다. 어설픈 진상규명은 국민들이 믿지 않을 것이다. 당장 발등에 불이 급하다보니 서울·부산시장 보선과 관련한 언급은 애써 피하려 할 터이지만 그게 뜻대로 될 리는 만무하다.

종국에는 민주당이 보선에서 서울·부산에 후보를 낼 것인지 여부를 놓고 또 한 차례 논란이 불거질 것이다.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의 중대과실로 재·보선이 치러질 경우 후보자를 공천하지 않는다는 당헌 때문만이 아니라 정치도의나 책임정치 구현이란 차원에서 논쟁거리다. 지금 같은 분위기라면 민주당이 선뜻 후보를 공천하고 지지를 호소할 명분을 만들어내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야당인 미래통합당으로선 기회다.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 진상규명을 고리로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한 반전카드로 활용하고 있다. 국회 원 구성이나 추경 처리에서 낭패를 봤고, 공수처 출범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터에 호재를 만난 셈이다. 이미 특검과 국정조사 요구 등 대여 공세에 나섰다. 오는 20일 예정된 경찰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박 전 시장 사망 배경과 실체를 둘러싼 여야 공방의 장이 될 것이다.

통합당의 시선은 내년 보선으로 확장되고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내년 4월이면 큰 선거를 두세 군데서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대선에 버금가는 선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신하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인물이 나와야 한다"고도 했다. 원론적인 얘기지만 후보군이 들썩인다. 민주당에 대해서는 서울·부산시장 후보를 내면 안 된다고 압박하고 있다. 이런 공세는 여론의 흐름을 살피면서 더욱 가열될 것이고 국정감사를 넘어 내년 보선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는 단순히 1년짜리 수장을 뽑는 선거가 아니다. 이듬해 치러질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서울 등 수도권과 부산·울산·경남 등 PK지역 민심의 향배를 가늠할 전초전이다. 다음달 민주당 전당대회는 내년 보선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이미 당권 주자들은 보선 후보에 대한 입장을 개진하라는 요구에 시달리고 있다. 여론이 잠잠해지길 기다리거나 답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과연 어떤 선택, 무슨 답이 나올까. 당헌에 대한 해석은 분분하지만 말과 행동을 따로 하면 국민의 미움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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