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어제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 정책 토론회 축사를 통해 "세종시에 국회의사당을 옮기는 것이 빨리 시작돼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이를 균형발전의 `핵심중의 핵심`으로 진단했고 세종의사당 건립에 "미력이나마 힘을 보태겠다"고도 했다. 이 의원의 발언은 일종의 `충격요법`을 떠올리게 한다. 직전 총리를 지냈고 8월 전당대회에서 차기 당권 고지를 향해 뛰고 있는 `평범치 않은` 정치인의 화법이기 때문이다.

이번 정책 토론회는 세종의사당 건립이 핵심 논제다. 이 의원은 그런 자리의 성격에 걸맞은 `빠른 국회의사당 시작`을 강하게 주창했다. 그는 분위기를 달구는 데 그치지 않았다. 키워드는 균형발전이었고, 이를 위해 국회의사당 세종 이전(세종의사당)과 대전·충남 혁신도시 지정을 기정사실화하는 가운데 공공기관 이전과도 맞물려 정책 패키지 형태로 추진돼야 한다는 사실을 역설하고 나선 것이다. 이 의원의 일련의 발언은 국정의 주요 정책에 대한 충분한 이해력을 보여준 것은 물론, 사안의 경중까지 파악하고 있음을 추단케 하는 정황 증거로서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타이밍을 읽을 줄 아는 이 의원 특유의 정무적 감각과 무관치 않은 `이낙연 효과`를 기대케 하는 대목이다.

세종의사당 건립은 방아쇠를 당기면 언제든지 정상궤도 진입이 가능하다. 복수의 이전 대안들이 제시된 상태이며, 각각의 건립비 추계도 나온 데다 세종시 호수공원 주변 50만㎡의 최적 후보지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제 예열은 충분히 됐다고 봐야 하고 이전 규모, 시기 등에 대해 합의 모색 단계에 들어가야 하고 동시에 국회법 개정안도 속도감 있게 심의·처리해 법적 근거를 확보하지 않으면 안된다. 특히 어제 토론회에서 모 패널이 최대규모의 국회의사당 세종 이전을 주장했는데 전적으로 맞는 얘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세종 이전 부처들과 대응하는 상임위 이전 방식에 매몰되면 탄력성이 덜해질 것이고 그러면 자연히 균형발전 선도 효과도 기대치에 못 미칠지도 모르는 노릇이다.

이 의원의 선제적 발언이 나온 만큼 여야 정치권 지도자들도 세종의사당 건립 문제에 관해 분명한 입장을 내놓는 데 주저할 이유가 없다. 전략적 침묵에 머물거나 실기하면 제 발등 찍는 격이 될지 누가 알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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