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들 내원객 회복세...동네의원은 여전히 경영난
진료과 별로도 차이 심해...정형외과 등은 환자 몰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며 병원 규모 및 진료과별로 내원객 양극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14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사태 초기 모든 의료기관에서 내원객이 감소했다면 코로나19가 일상화되면서 규모가 큰 병원은 회복세에 동네의원급은 여전히 경영난에 시달리는 모습이다.

대학병원의 경우 사태 초기 30% 가까이 감소했던 내원객이 현재는 15-20% 감소 수준을 보이고 있으며, 규모가 큰 전문병원도 내원객이 서서히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사태 초기만 해도 병원에 갔다가 감염될 수도 있다는 공포감에 환자들이 무작정 진료를 미뤘다면, 선별진료소 등 방역시스템이 자리를 잡으면서 대형병원은 안전하다는 인식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중·소규모병원들이다. 방역시스템 자체가 대형병원에 비해 열악할 수밖에 없다 보니 진료를 꺼리는 분위기가 여전하다.

이런 상황에서 대전은 지난달 15일부터 집단감염까지 시작되며 중·소규모병원의 경영난은 더욱 심화됐다. 최근에는 동네의원급 의료기관 2곳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 중·소규모 병원에 대한 불안감이 한층 높아진 상황이다.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우리는 그나마 규모가 큰 병원이라서 내원객이 있는 편이지만, 규모가 작은 병원들은 필수 인원만 제외하고 강제로 휴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태가 더 길어지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 병원도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뿐만 아니라 진료과에 따른 양극화 현상도 생겼다.

정형외과 등은 수술이나 통증치료를 위한 내원객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으나, 호흡기 관련 진료과는 환자 자체가 줄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것.

임종성 대전우리병원 홍보팀장은 "만성 통증 같은 경우는 참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병원을 노인층을 중심으로 내원객이 꾸준히 방문하고 있다"며 "내원객이 늘고 있는 만큼 병원내 감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직원 모두가 나서서 발열 체크 등 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반면, 호흡기 관련 진료과는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 착용 등 개인위생 관리가 철저해진데다 시민들도 외부활동을 자제하면서 단순 호흡기질환 환자가 감소한 탓에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소아청소년과, 이비인후과 등을 제외한 나머지 과들은 차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아픈 아이들이 없어서 대학병원 뿐만 아니라 개인 소아과의원도 내원객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김영일 대전시의사회 회장은 "일부 의원발 집단 감염으로 회원들 피해가 점점 늘어나고 있고, 시민들도 의료 기관 내원에 대해 불안해 하고 있다"며 "회원들에게 의료기관이 지켜야 할 방역수칙에 대해 다시 한번 강조하는 등 집단감염이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정성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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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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