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이 어제부터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4개국에서 입국하는 외국인에 대해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았다는 PCR(유전자 증폭검사) 음성 확인서를 의무 제출토록 했다. 또 항만을 통해 들어오는 외국인 선원은 2주간 의무적으로 격리하기로 했다. 나날이 해외유입 확진자가 급증하자 방역관리를 강화한 것이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어제 하루 확진자가 23만명을 넘어 최다 발생기록을 경신했고 에볼라, 페스트 등 다른 감염병도 유행하는 상황에서 이런 조치로 불안감을 잠재울 수 있을지 의문이다. 당국은 보다 강력하고 효과적인 해외유입 차단대책을 수립하는데 중지를 모으기 바란다.

최근의 해외유입 확진자 증가 추이는 심상치 않다. 어제 신규 확진자 62명 가운데 지역 감염은 19명인데 반해 해외유입은 43명에 달했다. 지난 1주일로 범위를 넓히면 해외유입은 169명으로 하루 평균 24명을 넘는다. 월별로는 5월 192명이었으나 6월에 323명, 7월 들어서는 288명으로 계속 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동남아나 중앙아시아 국가에서 들어오는 단기 노동자로 일손이 부족한 농어촌에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농어촌의 경제활동도 중요한 만큼 무조건 입국 자체를 막을 수는 없는 일이지만 입국 문호를 갑작스레 넓히는 것은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전문가들의 지적처럼 코로나19는 백신이 나오기까지 적어도 1년 이상 장기화가 예상되는 상황인 만큼 좀 더 보수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당국은 모든 해외 입국자는 2주간 격리돼 진단검사를 받는 등 관리를 철저히 하기 때문에 지역사회로 전파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하지만 무증상 환자의 경우 입국 후 국내 이동 과정 등을 통해 접촉 가능성이 있고 자가격리 위반으로 적발되는 등 감염우려는 상존한다. 해외유입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면 이를 격리하고 치료하느라 우리 방역체계와 의료체계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경고를 도외시하면 안 된다. 지금은 여력이 있다고 해도 2차 유행과 겹치면 감당하기 어렵다. 단순 관리보다는 PCR 확인서 의무 제출 국가 확대나 신규 비자 발급 중단, 항공편 운항 허가 일시 중단 등 해외 입국자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시행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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