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개인 금 거래량 비중 지난해 56.1%→올해 상반기 63.2%
경기 악화·불확실성 등 금 투자 증가 원인… 투기에 의한 가격 변동 경계해야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확산에 따라 안전자산인 금값이 요동치고 있다.

특히 기준금리(연 0.5%)가 역대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이들이 실물 자산으로 눈을 돌린 부분도 금값의 강세 원인으로 꼽힌다.

13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이날 KRX금시장의 금 1g당 시가는 6만 971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만 3650원 대비 29.9% 상승했다. 금 1g당 평균 가격은 2018년 4만 5033원에서 올해 상반기까지 6만 4002원으로 매년 꾸준히 오르고 있다.

금값 상승에 따라 개인의 투자도 크게 늘고 있다.

지난 5일 KRX에서 발표한 `2020년 상반기 KRX금시장 동향 및 특징` 자료를 살펴보면 최근 3년간 전체 거래량에서 개인 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매도와 매수를 포함한 합계 거래량에서 개인 투자자의 비율은 2018년 51.0%에서 2019년 56.1%, 올해 상반기까지 63.2%로 늘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확대로 안전자산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금을 귀금속이 아닌 투자수단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금현물거래계좌 개설도 급증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투자센터 대전점에 따르면 지난 5월 28일 기준금리가 0.5%로 인하된 이후 현재까지 이 지점에서 개설된 금현물거래계좌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200% 이상 증가했다.

이 지점 관계자는 "금리가 인하되면서 통화량이 증가했고, 원화 가치가 하락함에 따라 화폐 이동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며 "주식으로 유입되는 자금이 가장 많지만, 그에 따른 위험을 감수하기 부담스러운 투자자들은 금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으로 투자자들이 몰리는 현상에 대해 "경기가 매우 좋지 않거나 미래가 불확실할 때는 금의 가치가 떨어질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사람들이 판단하기 때문에 금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안전자산으로 대표되는 금도 어느 정도 위험 요인이 따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 교수는 "금이 현금을 대체하는 자산일 수도 있지만, 실물 재화이기 때문에 투기가 매우 많다"며 "금 가격은 생각처럼 합리적이지 않다. 어떤 때는 투기의 영향을 받아 변동 폭이 심할 수 있다"고 전했다.손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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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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