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작가 중 유일 대산문학상·이상문학상·현대문학상 3관왕
최근 장편소설 '떠도는 땅' 발간으로 김현문학패 수상… 올해 가을 동인문학상 후보작 선정도

대전일보 신춘문예 출신이자 국내외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소설가 김숨<46·사진>이 최근 장편소설 `떠도는 땅`을 출간하면서 올 문학계에서 또 다시 뜨거운 화두가 되고 있다.

그는 지난해까지 2010년대를 대표하는 대한민국 중견 작가로서 `대산문학상`,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을 모두 수상한 유일한 작가인데, 1년 9개월 만에 내놓은 이번 소설이 발표되자마자 지난 1일 `제6회 김현문학패` 수상작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또다시 안았다.

특히 올 가을에 열릴 동인문학상 본심 후보작으로도 선정돼 국내 문단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발표하는 작품마다 문학상을 휩쓸고 있는 그는 대학 시절 대전일보 신춘문예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소설가의 길을 걷게 됐다.

그는 "소설을 쓰기 전 시 습작을 시작했는데 시가 점점 길어졌다"며 "어느 날 소설이 쓰고 싶어 공책에 뭔가를 쓰기 시작했고 그것이 제 인생에 첫 소설이자 등단작이며 대전일보 신춘문예에서 당선된 `느림에 대하여`라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20편이 넘는 작품을 펴내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데, 등단 23주년을 맞아 출간한 이번 소설은 스탈린이 권력을 잡은 당시 소련 극동 지방에 거주하고 있던 고려인 17만 명이 1937년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강제적으로 이주된 사건을 대화(對話) 소설 기법으로 나타낸 작품이다. 현재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에 사는 고려인의 150년 역사를 응축하고 있고, 민족 수난사를 다양한 인물들의 리듬과 음성으로 고스란히 담아냈다.

그는 "열차라는 수단을 통해 마치 가축을 나르듯 이주가 이뤄졌는데, 바로 그 열차 안 풍경을 그렸다"며 "목적지도 모른 채 동굴처럼 사방이 막힌 열차 칸에 실려 가는 사람들이 어둠 속에서, 흔들림 속에서, 그리고 쇠바퀴가 선로 위를 굴러가며 내는 굉음 속에서 나누는 대화들이 소설을 이끌어 간다"고 밝혔다.

김숨은 이번 작품을 통해 암흑처럼 드리워진 어둠을 거두고 다시 대지의 녹진한 빛을 향해 나아갈 그들의 단단한 걸음과 굳은 결심을 글로써 피워냈다. 이와 함께 소설은 다시는 반복되지 않아야 할 과거의 역사를 되새기게 하고 더 나아가 우리 주변 경계에 놓인 사람들의 떠도는 삶까지도 다시 돌아보게 한다.

그는 "이번 소설에 꽤 여러 인물이 등장하는데 그들 모두에게 저의 마음이 거의 동등하게 갔다"며 "특히 퇴고하는 동안 인물들 한 명 한 명과 감정을 진하게 나눴는데 독자분들도 소설을 통해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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