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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인칼럼] 공적 마스크와 약사

2020-07-08기사 편집 2020-07-08 07: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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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백대현 대전시약사회 부회장
작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대전을 강타하고 있다.

바이러스 감염 예방과 타인 배려를 위해 필수품이 된 요즘 마스크를 잊고 아침 출근길에 무심코 집을 나섰다가는 당장 엘리베이터에서부터 당황할 수밖에 없다.

연초 코로나19 확산으로 KF마스크 확보가 전 국민의 관심사로 부상했다. 부족한 마스크 균등 배분을 위해 공적 개념이 도입돼 마스크 중복 구매 방지시스템이 가동됐고, 일시에 몰리는 구매 현상 완화를 위해 3월 9일부터 마스크 구입 5부제가 시행됐다. 빠른 생산과 분배를 위해 약국에 덕용 포장 마스크가 공급되됐다. 이에 따라 중복 구매방지를 위한 신분확인과 마스크 소분포장을 위하여 약국의 업무량이 증가했고 물론 감염 우려도 제기되기도 했다.

약사들은 공적 마스크 제도 시행 주체로서 지역 사회의 감염병 예방에 공적으로 기여한단 점에서 어느 때보다 개인적 보람과 전문가로서의 사명감을 느꼈기에 휴업과 격리 등의 손실 가능성을 감내하고 약사 본연의 업무인 조제 투약에 많은 지장을 초래하면서도 국민건강과 불안정한 마스크 수급 상황 타개를 위해 헌신을 다했다. 구매량과 시기 제약으로 인한 약국과 소비자 간 갈등도 발생하였고 그에 따른 불편과 항의를 감당하는 것도 약사의 몫이 되었다. 공적 마스크 공급을 위해 일요일과 공휴일에 자진해 문을 여는 약국도 많았다.

이러한 약사들의 노력으로 국민들이 원할 때 마스크를 구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기자 마스크 대란은 잠잠해지기 시작했다. 그 믿음 뒤에는 힘들 걸 잘 알면서도 코로나19 확산세를 잡기 위해 마스크 안정화에 함께 나섰던 전국 약사가 있었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공적 마스크 5부제는 수급 안정으로 지난 6월 일단 폐지되고 1인당 구매한도는 지난달 중순부터 주 10개로 늘었다. 11일이면 공적 마스크는 사리지고 사적 유통 마스크로 전환될 예정이다.

마스크 공급은 여유가 생겼지만 점진적인 코로나 확산이 계속 불안을 야기하고 있어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 철저한 방역 수칙 준수와 마스크 착용을 생활화할 수밖에 없는 코로나 시대에 살고 있다. 약사들이 공적마스크 공급 문제를 일사불란하게 해결해 가면서 얻은 경험은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고 약사의 공적 역할에 대한 치열한 고민도 시작될 것 같다.

특히 소규모 약국들의 고충이 컸다. 1인 약국들은 손님 응대와 문의전화만 대응해주는 사람의 채용을 고려하기도 했다. 한꺼번에 몰리는 소비자로 인해 조제 업무가 마비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 였다.

초기에는 마스크가 분류되지 않은 상태에서 입고돼 일선 약사들의 피로감이 더욱 집중됐다. 정부에서 1인당 구매 수량을 2개로 제한하며 3매입 또는 5매입 마스크를 공급받아 별도의 시간과 비용을 들여 다시 낱개로 재포장하는 경우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전시가 자원봉사자를 약국에 파견해 지원했지만 항의하는 시민들로 인해 약사들의 고충은 줄지 않았다. 타지에서는 흉기를 들고 와 마스크 판매를 강요하는 경우마저 있었다.

질병과의 싸움에서 약사들은 시민들의 편에서 서있음에도 불구하고 항의의 대상이 됐다. 약사회 차원에서 공적 마스크 판매 중단을 고려할 정도로 고충성 민원이 빗발쳤다. 그만큼 약사들은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펼쳐 왔다. 하지만 관심과 지원은 의학계에 비해 다소 떨어졌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앞으로도 코로나19 같은 국가 재난 상황이 닥치면 늘 약사가 공적 역할로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가 마련돼야 할 것이다. 백대현 대전시약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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