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성 대전대 생활체육학과 교수
정진성 대전대 생활체육학과 교수
필자는 아버지의 밴드를 읽던 중 좋은 글귀가 눈에 들어와 그 글을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그 내용은 `사람이든 식물이든 물건이든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위치와 각도가 있다. 어디에서 보느냐에 따라 아름답고 예쁘게 보이기도 하고, 반대로 추하거나 볼품없이 보이기도 하며, 때로는 날카롭거나 부드럽게 보이기도 하는 것이다. 우리는 나무 한 그루를 심을 때나 집안에 있는 화분 한 개 라도 보기에 좋은 위치와 각도를 생각하는데, 사람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분명 그 사람에게도 좋은 점이 있을 것인데 그것을 찾아보지 않고, 자기가 보고 싶은 방향과 시각으로만 바라보면서 미워하거나 무시한다.`였다.

사람들은 주로 외모나 언행, 또는 한 번의 실수나 오해만을 보고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사람은 "그가 누가인가?" 보다는, 내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중요도와 의미가 크게 달라지는 거 같다. 식물이든 물건이든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위치와 각도가 있듯이 오늘은 그 사람을 어제와 다른 위치와 각도에서 바라보면 좋겠다.

그러면 사람마다 다른 성격과 습관이 있다는 사실을 통해, 새롭고 놀라운 기쁨을 얻게 될 것이다. 사람을 차별하고 거만하게 거들먹거리며 갑질하는 사람은 알고 보면, 천박하고 돼지처럼 아둔한 자들이 하는 짓이다.

부정적인 자아개념이 형성되었거나 열등감에 사로잡힌 사람일수록 가진 것이 많아지거나 지위가 높아지면서 갑질이 심한 것을 보면 갑갑하다.

본래부터 약자인 사람 없고 영원한 강자도 없으므로 약자를 능욕하는 것은 강자의 도리가 아니다. 사랑과 나눔은 인생을 풍요롭게 하지만 미움과 욕심 그리고 불신과 부정하는 마음은 인생을 황폐하게 만든다. 마음이 너그럽고 관대해야 복을 받는다. 지하상가에서 액세서리 장사를 하는 아가씨는 어느 날 초라한 차림의 할머니가 끊어진 목걸이 줄을 고쳐달라며 찾아왔다. 아가씨는 할머니가 너무 허름한 차림이라 가련히 여겨 무료로 고쳐주었다.

며칠 후 할머니가 다시 찾아와 진주 장식품, 은(銀)장식품 등 값비싼 액세서리만 잔뜩 고르는 것을 보고, 말은 못하고 지켜보고 있었는데, 120만 원이 넘는 금액을 현금으로 지불하고 가더니 그 후 10년이 넘도록 단골이 되었단다. 아가씨는 겉만 보고 평가한 것이 너무나 부끄러웠단다. 아가씨는 장사가 돈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이라는 교훈을 얻었을 것이다.

사람은 어렸을 때부터 자아개념이 형성되는데, 긍정적 자아개념 또는 부정적 자아개념으로 형성된다. 이는 어떤 시각으로 사회나 세상을 보는가에 따라 다르게 형성된다.

이를테면 검은 안경을 쓰고 보면 세상이 검게 보이고, 파란 안경을 쓰고 보면 파랗게 보이게 된다. 이런 현상을 교육학에서는 `조회체제(照會題制)`라 한다. 인간의 지각·사고·판단은 개인이 지니고 있는 조회체제로부터 큰 영향을 받고 있는데, 어떤 대상이나 현상을 판단할 때 무의식적으로 지속해서 적용하게 되는 경험의 규준을 지속적 조회체제라고 할 수 있으며, 반면에 자극의 상황이 달라질 때 새롭게 적용할 수 있는 조회체제를 일시적 조회체제라고 할 수 있다.

만약 부정적 자아개념이 형성된 사람은 평생을 부정적 시각으로 보게 되어 남이 하는 일은 일단 깎아내리고 보며, 남이 잘되면 심사가 꼬여서 시기 질투를 하고, 뒤에서 모사를 꾸민다. 그리고 약자를 억압하고 짓밟으면서, 겁먹고 굽실거리는 모습을 보고, 희열을 느끼며 갑질을 계속한다. 결국 원망과 증오를 일삼는 영혼이 가난한 `쫄보` 인생으로 살게 된다. 이런 사람의 앞날은 주위 사람들에게 믿음과 덕망을 얻지 못하여 잘 풀리지 않게 된다.

내 주위의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으면, 인간미를 기르도록 노력해야 한다. 인간미가 없으면, 정감이 없어 사람을 지치고 화나게 한다. 자신의 의식과 견해나 생각을 긍정적 자아의 안경으로 바꿔 쓰고, 사람을 보는 각도를 바꿔보자. 정진성 대전대 생활체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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