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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일논단] 코로나 이후

2020-07-06기사 편집 2020-07-06 07: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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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강명식 푸른요양병원장
'8만g: 0g' 내 몸무게와 코로나바이러스 무게의 비다. 일반적인 저울로 재는 우리네 무게로는 거의 제로에 가까운 질량을 갖고 있으며 눈으로 볼 수 없는 크기지만, 독하고 맹랑한 놈이 세상을 흔들고 있다. 어릴 적 나보다 체구가 작은 친구에게 씨름이라도 해서 진다면, 그 허망한 열등감과 상한 자존심으로 부아가 치밀어 밥을 먹을 수 없었던 기억이 있다. 더구나 얄밉게도 이놈(COVID-19)은 어디서 갖다 썼는지 모르나 몸에 왕관(corona)까지 둘러쓰고 마치 제가 최고 권력자인 듯 세상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보이는 사물에 이렇게 당한다면, 우격다짐으로 덤벼 힘으로라도 싸워보겠지만, 보이지 않으니 속절없다. 무기력증과 우울함으로 실의에 빠지게 하고 있다. 이놈은 우리 몸에 침투해 호흡기 증상을 일으키고, 덩치 크다며 잘난 체하는 인간에게 폐렴으로 치명타를 입혀 사망에 이르게도 한다. 경제를 마비시켜 사회 전반을 혼란에 빠뜨리고, 정치도 하는지, 대선을 앞둔 미국의 대통령마저 제 마음대로 갈아치울 기세다. 이번 코로나로 세계 최고를 자부하던 미국은 그 자존심에 깊은 상처를 입었다. 미국 내엔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그들을 보호해줄 어떤 것도 없었다. 우왕좌왕했으며 안타깝게도 많은 미국 국민들이 코로나바이러스로 쓰러져 갔다. 이렇듯 코로나(COVID-19)는 세계의 정치, 경제, 무역, 사회 등의 질서를 완전히 무시하며 바꿔 놓고 있다. 모두 요물 코로나바이러스의 조화다. 인간으로서 이놈을 제어할 방법을 아직 찾지 못했으니 백신과 치료 약이 개발될 때까지는 억울하고 분통이 터져도 참고 이겨낼 수밖에 없다. 그나마 디지털화로 모바일이 발전한 사회가 된 후에 이놈이 나타나 즉각적인 대비를 할 수 있으니 불행 중 다행이다. 또한, 치사율이 그리 높지 않고, 시간은 걸리겠지만,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면에서 그나마 위로가 된다.

유럽의 도시나 마을의 광장에서 '페스트 퇴치 기념탑'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중세 유럽을 휩쓸었던 페스트가 얼마나 무시무시했는지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중세유럽의 페스트는 1347년경부터 수년간에 걸쳐 유럽을 초토화했다. 이 페스트 유행은 중세봉건사회의 수많은 부분을 바꾸어 놓았다. 처음에는 어디서 유래했는지 어떤 질병인지도 모르고 속절없이 당했고, 당시 유럽의 주 종교인 가톨릭에 대한 믿음에 의구심이 퍼져나가며 미신적 접근을 하게 되자 희생양이 필요했다. 원인을 모르는 상태로 우물에 독을 살포했다며 유대인을 살해하는 등 박해했으며 주술가나 점성가들을 마녀사냥으로 처형했다. 당시로써는 알 수 없었던 유행병에 대한 무지와 사회권력자들의 기득권 방어를 위한 권력 행사로 억울하게 피해를 본 사람들이 생겼고 사회가 흉흉해 졌다. 한편으로는 순식간에 인구가 줄어들어 봉건 농경사회가 필연적으로 산업화로 변화하며 중세 르네상스로 바뀌는 기폭제가 된다. 일손 부족으로 봉건영주들은 농민들의 처우를 개선할 수밖에 없게 된다. 역사적으로 이렇게 전염병의 대유행은 정치, 경제, 종교 등의 사회 전반적인 부분을 음양으로 변화시켰음을 알 수 있다.

이쯤에서 우린 그간 어떻게 살아왔는지 되돌아보고 앞으로 어찌 현명하게 살아갈지를 판단해야 한다. 중세 페스트 대유행에서부터 메르스, 에볼라 및 신종플루에 이르는 역사가 알려주는 가르침을 잘 수행하고 있는지 재확인해야 할 시기다. 개인, 산업, 사회의 위생 및 안전관리는 물론이고, 이런 재앙에서 피해를 보는 사람들을 최소화하고 위로하며, 모든 산업, 경제 및 사회활동이 지구상 모든 것들과 조화롭게 더불어 어울려 환경 및 자연 보호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 지금의 코로나 유행을 현명하게 대처하고 이겨내는지도 중요하지만, 우린 역사의 가르침을 배워 이번 코로나 유행 이후에 적확히 적용해 슬기롭게 살아가는 것은 절대적이다. 만약, 코로나 이후 정확한 분석과 대책을 완벽히 실천하지 않아 이 아름다운 초록별과 우리를 지켜내지 못한다면, 앞으로 지구상에서 우리 존재를 찾아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강명식 푸른요양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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