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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칼럼] 볼턴 회고록, 문제 제기에 답하다

2020-07-03기사 편집 2020-07-03 07:4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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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볼튼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발간 여파가 크다. 야당에서는 볼턴 회고록과 관련된 국정조사 등을 요구하고 있다. 안보분야의 미대통령 최측근 참모가 현존하는 가장 어려운 협상 중의 하나인 북핵협상과 관련된 숨은 얘기들을 공개했으니 후폭풍이 클 수밖에 없다. 다만 대부분의 언론에서 이미 많은 부분이 공개되었지만 회고록 자체에 대한 평가는 매우 인색하다. 우리측 카운터파트라 할 수 있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도 외교의 기본원칙을 훼손하고 상당부분의 내용이 왜곡되었다고 지적하였다. 첫째 우리 정부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과대평가하고 싱가포르 정상회담 등을 무리하게 성사시켰다는 지적이다. 볼턴 회고록에서는 모든 외교적 춤판은 한국이 만든 것이었고 북핵폐기 보다는 통일어젠다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종전선언도 문 대통령의 제안에서 나온 것이며 북미정상회담을 처음 제안한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아니라 한국측이라는 주장이다. 필자는 왜 이것이 정치적인 쟁점이 되는지 사실 이해가 되지 않는다. 누가 먼저 제안을 했던지 북미는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통해 비핵화와 북미관계 개선의 큰 원칙에서 합의할 수 있었다. 전쟁 위협 등 강 대 강으로 치닫던 북미관계가 우리측의 중재노력으로 싱가포르 합의를 이룬 것이다. 현재 비핵화 협상이 답보국면이기는 하지만 우리 정부가 판문점 선언부터 북한에 비핵화 결단을 요구하고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까지 연결시킨 것은 평가받아 마땅한 것이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내정치에 이용했다는 의혹은 사리에 맞지 않다고 본다. 둘째 6·30 남북미 정상 회동시 미국과 북한이 우리 대통령을 배제시키고 패싱을 하려 했다는 주장이다. 내용의 진위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갑작스럽게 성사된 만남이라 극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양자간 만남으로 제한하려는 북미간 입장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6·30 남북미 정상회동이 끝난 후 기자회견에서 오히려 우리 대통령의 많은 역할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우리측은 북미간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영토에 온 타국 정상들을 배웅하고 북미간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배려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하였고 결과적으로 그렇게 하였다. 외교 현장 즉 정상회담 준비과정에서는 많은 중간 과정을 거친다. 어느 나라는 이렇게 하기를 원하고 다른 나라는 또 다르게 하기를 원한다. 그러한 과정에서 협의와 타협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을 우리는 패싱이라고 하진 않는다. 셋째, 볼턴 회고록에서는 6월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이 북한에 비핵화에 동의할 것을 요청했고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1년 내 비핵화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4.27 판문점 선언에서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했고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도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할 수 있었다. 볼턴 보좌관 자신이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을 의심하고 북미정상회담을 뒤에서 조정한 것이지 북한의 비핵화 약속은 남북간, 북미간에 합의한 사항인 것이다. 오히려 회담의 훼방자는 볼턴 전 보좌관이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도 볼턴은 회담을 결렬시키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협상 결렬과 관련된 여러 가지 옵션을 제안하였다고 자랑하듯 이야기한다. 한편 종전선언에 우리 정부가 공을 들인 것은 사실이다. 분단국인 우리는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병행 추구하는 전략을 오래전부터 추진해 왔다. 한반도의 분단이 정전협정 체제이기 때문이다. 정전협정체제를 평화협정체제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종전선언을 비핵화의 마중물로서 충분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 비핵화·비확산에만 관심있는 미국과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한미합동군사훈련의 실시는 북한의 비핵화 위협 감소에 따라 한미간 협의에 의해 판단할 수 있는 사안이다.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우리 정부가 만약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중단해도 되겠다고 결정을 내렸어도 미국의 입장을 고려하여 결정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 것이다. 한미합동군사훈련의 문제는 안보의 문제이지 정쟁의 대상이 될 수는 없다. 볼튼 회고록은 진위여부를 떠나 대체적으로 북미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한 문재인 정부의 창의적 전략이 담겨있다. 정치적 계산에 매몰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에 대한 편견으로 사로잡힌 참모 볼턴의 제안에 따라 대한민국의 운명을 좌우하는 비핵화 협상이 전개되었다는 점은 매우 뼈아픈 부분이다. 우리로서는 올해 비핵화 협상이 재개되는 분위기 마련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하반기로 갈수록 여러 가지 변수들이 있다. 외교안보진영의 개편을 계기로 우리의 중재노력이 다시 빛을 발하기를 기대한다.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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