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로 불안감 호소 증가 추세
지역감염 전국적 확산에 국내 대유행 우려
시민 생명·재산 보호 최우선 가치로 돌봐야

김진로 지방부 청주주재 부장
김진로 지방부 청주주재 부장
코로나19로 잔뜩 움츠렸던 충북지역 관가가 7월에 들어서면서 분주한 모양새다. 코로나19 방역 최일선에서 누적된 피로를 호소하던 공직사회가 분주한 이유는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지난 7월 1일이 지방자치단체장들의 4년 임기가 반환점을 돌아 후반기에 접어드는 의미 있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이 시기가 되면 자치단체장들은 공약 사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마음이 조급해 지기 마련이다. 남은 기간 동안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지 못하면 2년 뒤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지방자치단체는 단체장들의 임기가 후반기에 접어드는 7월 1일이면 지난 2년의 성과를 돌아보고 후반기 행정 구상을 시민들에게 설명하는 기념행사를 연다. 이 기념행사는 임기 반환점을 돈 자치단체장의 공약 이행 여부를 홍보하는 자리인 셈이다. 선거를 앞둔 현직 자치단체장이 언론의 조명을 온전히 받을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라는 얘기다. 자치단체가 이맘때 단체장 치적을 홍보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이유다.

평상시 같으면 각 자치단체는 크고 작은 2주년 기념행사를 마련하거나 취약계층 방문 등의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을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민선 7기를 전반기를 마감하는 의미를 담은 기념식은 생략하거나 축소했다. 충북도 역시 3선의 이시종 지사 재임 10주년이자 민선 7기 2주년을 맞은 지난 1일 코로나19로 힘들고 어려운 상황임을 감안, 도청에서 직원들과 소통하는 소박한 행사로 기념식을 대체했다. 김병우 충북도교육감도 이날 취임 2주년 기념행사를 비대면 화상 직원 월례회로 대신했다. 한범덕 청주시장도 2주년 소회를 화상으로 전하고 시정 비전을 담은 영상을 상영하는 것으로 기념식을 대신했다.

이밖에 충북도내 대부분 자치단체들도 직원 정례조회 등으로 취임 2주년 기념행사를 대신하는 것으로 전반기 2년을 마감하고 후반기 임기를 시작했다.

두 번째는 광역·기초의회 후반기 의장 임기가 시작되는 달이다. 충북도의회도 지난 1일 제11대 후반기를 이끌어 갈 박문희 의장 취임식을 가졌다. 박 의장은 이날 오전부터 취임인사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충북도의회 사무국 직원들도 새 의장을 맞느라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청주시의회도 1일 55회 임시회 1차 본회의를 열어 후반기 각 상임위원회 원구성과 위원장단 선출을 마쳤다. 이어 2일에는 후반기 의장과 각 상임위원장들이 청내 곳곳을 돌며 취임 인사를 하느라 하루 종일 청사가 북적였다.

마지막으로 공무원들의 하반기 정기인사에 따른 승진 인사까지 겹쳤기 때문에 관가가 어수선하고 분주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들 모두 이날만큼은 당선된 순간이나 첫 임용의 설렜던 초심으로 돌아가 지역사회에 봉사하겠다는 마음을 다잡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임기 2주년 기념, 의장 선출, 승진 잔치는 잠시 접어둬야 한다. 코로나19라는 엄중한 상황에 긴장을 늦추지 말고 방역 수칙을 준수하는 게 더 시급하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지방 수령의 지침서인 정약용의 `목민심서`에 "백성들은 시달려 여위고 병들어 쓰러지는데 이들을 돌볼 목민관은 화려한 옷과 맛있는 음식으로 자기만 살찌우고 있다. 이 어찌 슬프지 아니한가"라는 말이 있다. 정약용이 백성들은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는데 지방 수령이란 자가 백성들의 고통을 돌보지 않는 것을 빗대어 탄식한 말이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불안감과 우울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이른바 `코로나 블루` 시대에 우리네 목민관들과 민의의 대변자들이 새겨들어야 할 초심의 덕목일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지역감염이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언제든 다시 대유행이 올 수도 있는 불안한 상황에서 더 절실하다. 이처럼 엄중한 시기에 단체장의 치적을 나열하는 것이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다. 지금이야말로 자치단체장들이 청렴하고 낮은 자세로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백성들을 돌봐야 할 때다. 김진로 지방부 청주주재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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