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2부 김용언 기자
취재2부 김용언 기자
동행. 피를 나눈 자식과 부모·형제에게는 필연이고, 멀리는 달과 지구, 우주 속의 별도 홀로 살아가지 못한다는 사실은 진리에 가깝다.

동행 두 음절의 짧은 단어지만 이를 말할 때 인간의 감정은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뿌듯함을 느끼곤 한다.

얼마 전부터 동행을 기치로 내 건 `유통 축제`가 열리고 있다. 이달 12일까지 전국에서 개최되는 `대한민국 동행세일`을 두고 하는 말이다.

행사 참여 열기가 높아지면서 코로나19로 침체된 소비 심리에 훈풍이 불고 있다. 아웃렛과 백화점에 고객 발길이 이어지면서 소비 진작의 불씨가 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실의에 빠진 소상공인 등을 돕겠다는 시민들의 마음이 모인 건 분명하다. 경기 부양이라는 좋은 취지로 시작된 행사지만 우려의 시선이 존재하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상권 특성상 할인 폭이 크지 않은 전통시장과 동네 슈퍼들은 `동행 특수`와 동떨어질 수 있다. 유명 브랜드 제품을 평소보다 싼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대형마트와 백화점으로 소비자가 몰릴 수밖에 없는 게 구조적 한계고, 비대면 소비문화가 보편화한 상황에서 온라인 판매 체계가 제대로 잡히지 않은 전통시장은 불리하다는 목소리가 다수다.

정부가 거리 두기 차원에서 온라인 쇼핑을 장려까지 하니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해도 될 것 같다.

전통시장 상인들의 `우리는 동행 효과를 모르겠어`라는 한숨 섞인 푸념이 나오는 이유도 매한가지다.

절대 양립 할 수 없는 경우를 일컬어 `동전의 양면`이라는 표현을 쓴다. 야구에서 스피드와 송곳 제구력을 동시에 갖춘 투수가 흔치 않은 것처럼.

동행 세일이 일부에게만 함박웃음을 선물한다면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입장에선 서운할 수밖에 없다. 어차피 시작된 동행이라면 확실해야 한다.

조금 늦으면 발걸음을 멈추고 주저앉을 때 일으켜 주고 어깨를 토닥여주는 진정한 동행이 필요하다.

전통시장과 동네슈퍼를 포함해 모든 경제 활동의 주체가 묵묵히 함께 하는 마음이 모일 수 있도록 확실한 멍석을 까는 지혜가 필요할 때다.

마음이 모이면 언젠가는 한 곳에 다다를 수 있는 게 동행이다. 취재2부 김용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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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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