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대 목원대 총장
권혁대 목원대 총장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를 `초연결사회(hyper-connected society)`라고들 한다. 초연결사회는 사람, 프로세스, 데이터, 사물 등을 포함한 모든 것이 네트워크로 연결된 사회를 말한다. 첨단 IT기술이 급속하게 발전하면서 사람과 사람, 사람과 기기 또는 기기 간 네트워크가 거미줄처럼 긴밀하게 연결돼 초연결 사회를 구성하게 됐다. 이미 사람과 사람 간 스마트폰을 비롯해 카카오톡, 페이스북, 트위터 등과 같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촘촘하게 연결돼 있으며, 스마트홈이나 스마트카, 사물인터넷 등은 이미 낯선 용어가 아니다.

센서 기술과 데이터 처리 기술 발달로 거대한 양의 데이터들이 수집되고, 스마트폰 보급으로 개인을 둘러싼 네트워크는 점점 더 촘촘해져 가고 있다. 초연결사회가 성숙해 갈수록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연결과 개방으로 인해 과거와는 다른 수준의 높고 강력한 투명성과 협력, 권한위임, 나눔과 공정, 신뢰의 문화가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구조와 인식의 변화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이나 라이프스타일을 상당부분 바꿔놨으며, 조직에 대해 구성원이 가지는 기대치 또한 매우 높아지게 하였다.

이전과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 초연결사회가 불러온 조직문화의 변화 속에서 리더는 어떤 역량을 가져야 할까. 초연결사회 대표적인 특징은 소통과 협력이다. 과거 조직에서 능력과 가치를 인정받는 사람은 모든 일을 잘하는 `전문가(specialist)`였다. 하지만 요즘같이 복잡하고 변화무쌍한 환경 속에서 모든 일을 완벽히 해낼 수 있는 사람은 존재할 수 없다. 어렵고 복잡한 문제일수록 다수가 소통하고 협력하는 문화는 더욱 효과적이며 큰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따라서 초연결시대 리더는 소통과 협력의 문화를 조성하고, 구성원 간의 소모적 경쟁이 아닌 상호 소통과 협력을 통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응원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초연결사회가 갖는 또 다른 특징은 투명성과 공정성, 그리고 신뢰 문화이다. 초연결사회는 다양한 ICT 기술 및 기기를 통해 사람과 사람이 더욱 촘촘하게 연결되며, 이러한 연결은 조직에서 자그마한 것도 감추기 어렵게 만드는 개방형 사회를 지향하도록 한다. 조직의 리더는 명확한 비전을 설정하고, 이를 조직 전체에 전파하여 구성원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구성원과 다양한 채널을 통해 빈번하게 소통하며, 조직의 각종 정보과 현안을 공유해야 한다. 이를 통해 조직의 리더가 지향하는 비전을 공유하고, 구성원들이 리더를 신뢰하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초연결사회가 진전돼 갈수록 조직의 바람직한 리더는 소위 `넛지`가 되어야 한다. 넛지(nudge)란 원래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라는 뜻인데, 미국의 형동경제학자인 리처드 세일러(Richard H. Thaler)와 법률가 캐스 선스타인(Cass R. Sunstein)이 함께 펴낸 `넛지`라는 책에서 `사람의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이라고 용어를 새롭게 정의했다. 즉, 넛지는 강압하지 않고 부드러운 개입으로 사람들이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법을 의미하는 개념이다. 조직의 리더는 모든 일과 의사결정을 직접 하거나 강요하기 보다는 넛지의 역할을 해야 한다. 조직 구성원들이 자신의 의견을 마음껏 제언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막힌 곳을 뚫어주고 단절된 곳을 연결해 주는 것을 통해 바람직한 방향으로 구성원들을 부드럽게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초연결사회는 `나`보다는 `우리`가 강조되는 소통과 협력의 시대다. 엄격한 규정과 절차를 중시하는 관료주의에 기인한 경직된 조직문화가 아니라, 조직구성원들이 자기 일에 즐거움을 느끼고 가치를 찾으며, 이를 통해 개개인의 성장 및 가치 있는 성과로 연결될 수 있는 협력적 업무환경과 조직문화의 혁신이 필요하다. 초연결사회라는 흐름 속에서 바람직한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이제 강력한 카리스마적 리더십이 아닌 부드러운 개입을 통해 구성원들의 현명한 선택과 행동을 유도하는 넛지형 리더십으로 눈을 돌려야 할 시점이다. 권혁대 목원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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