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산시 인지면 서산류방택천문기상과학관 뒷편에 준공한 금헌 영정각에 단청공사가 진행되고 있다.사진=박계교 기자
30일 서산시 인지면 서산류방택천문기상과학관 뒷편에 준공한 금헌 영정각에 단청공사가 진행되고 있다.사진=박계교 기자
[서산]서산시와 (사)금헌류방택기념사업회(회장 류재곤, 이하 기념사업회)가 류방택 선생의 영정을 모시기 위해 세운 `영정각`의 연목(지붕 판을 만들고 추녀를 구성하는 가늘고 긴 각재) 문양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서산시와 기념사업회에 따르면 류방택 선생의 고향인 인지면에 서령류씨 종친회로부터 부지(660㎡)를 기부채납 받아 2018년 말 전통목조건축물인 `금헌 영정각`을 준공, 이듬해 5월 류방택 선생의 영정을 봉안했다.

문제는 올해 6월부터 시작된 단청공사다.

기념사업회는 단청공사 현장설명회에서 당초 설계된 연목 문양을 연화문(연꽃) 대신 류방택 선생을 상징할 수 있는 별이나 천문 관련 문양으로 변경해 줄 것을 요청했다.

영정각이 류방택 선생의 업적을 기리고, 천문학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영정을 모신 곳인 만큼 연목 문양만큼은 류방택 선생을 상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기념사업회의 설명이다.

기념사업회는 시 관련부서에 이 같은 건의를 수차례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시는 최근 영정각 연목 문양을 기존 설계대로 연화문양으로 마친 상태다.

기념사업회는 `영정각 연화문양변경에 대한 재검토 요구서`를 다시 제출할 계획이다.

기념사업회 한 관계자는 "현장설명회와 관련 부서에 우리의 뜻을 수차례 건의를 했지만 시는 일관된 자세로 원안 설계만을 고수하고, 변경요청을 묵살했다"며 "일방적으로 단청공사를 강행한 시를 용납할 수 없는 만큼 시정될 때까지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격앙된 입장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기념사업회의 건의에 따라 자문교수의 자문을 받은 결과 전통건축물은 통상 연화문양으로 하는 것이 격에 맞다고 했다"며 "기념사업회를 찾아 이 같은 내용을 설명했고, 수긍한 줄 알았다"고 밝혔다.

한편 고려 말 천문학자인 류방택(1320-1402) 선생은 국내 최초의 천문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국보 제228호)`를 제작한 천문학자다.

2006년 100대 민족문화 상징으로 선정된 `천상열차분야지도`는 1만 원짜리 지폐의 도안으로 사용됐다. 정관희·박계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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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시는 최근 영정각 연목 문양을 기존 설계대로 연화문양으로 마친 상태다.사진=박계교 기자
서산시는 최근 영정각 연목 문양을 기존 설계대로 연화문양으로 마친 상태다.사진=박계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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