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 삼국유사 판본 중 인출 시기 가장 빨라
기존 판본 원문 내용 확인·복원 위한 중요한 자료

보물 제419-3호 삼국유사 권4-5(표지 및 내지)
보물 제419-3호 삼국유사 권4-5(표지 및 내지)
현존 `삼국유사` 중 가장 이른 시기에 인출된 부산 범어사 소장본이 국보가 된다.

문화재청은 29일 범어사가 소장한 `삼국유사 권 4-5(국가보물)`의 국보 지정을 예고했다.

삼국유사는 1281년 고려 충렬왕 7년 승려 일연이 편찬한 책으로 고조선부터 삼국시대의 역사·문화에 관한 설화 등을 종합했다는 점에서 `한국고대사의 보고`로 일컬어진다.

범어사 소장본은 2002년 국가보물로 지정된 1책으로 전체 5권인 삼국유사의 권 4-5만 남은 낙질본이다. 절의 초대 주지를 역임한 오성월(1865-1943)의 옛 소장본으로 1907년 절에 기증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동일판본으로 지정된 국보 2건과 비교했을 때 비록 완질은 아니지만 1394년 처음 판각된 후 인출 시기가 가장 빠른 자료로서 앞서 국보로 지정된 판본들 못지않게 역사적 가치가 높다고 평가된다. 특히, 기존 지정본에서 빠진 제28-30장을 보완할 수 있는 유일한 자료로 1512년(중종 7년) 간행본의 오탈자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또한, 현재까지 알려진 삼국유사 판본들을 비교 검토하면서 원문 내용을 확인·복원할 수 있는 자료로서 역사·학술적인 중요성이 크다.

아울러 범어사 소장본은 서체, 규격, 행간 등에서 1512년 간행된 판본과 밀접한 양상을 보여 조선시대부터 판본학적으로도 중요하게 인식됐으며, 단군신화를 비롯해 신라식 음운 표기방식인 향찰로 쓴 향가 14수가 수록돼 있어 우리나라 고대 언어 연구에도 많은 참고가 되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보물 `삼국유사 권 4-5`는 현존하는 동종 문화재 가운데 가장 빠른 인출본이자 보존상태가 양호해 기타 지정본의 훼손·결락된 내용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가치가 있다"며 "종교·역사·지리·문학·언어·민속·사상 등 다양한 분야에 거쳐 고대 우리 민족의 생활상을 복원할 수 있는 사료의 집합체라는 인류문화사적 의의를 감안한다면 국보로 지정해 그 가치를 널리 알리고 보존·관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한편, 문화재청은 국보로 지정 예고한 보물 제419-3호 `삼국유사 권 4-5`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보로 지정할 예정이다.김동희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