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신춘문예 출신 이태관 시인, '숲에 세 들어 살다' 시집 발간

이태관 시인
이태관 시인
"수많은 나무들이 각기 다른 모양과 빛깔로 모여 숲을 이루듯이 개성 있는 각각의 사람들이 하나의 숲처럼 건강하고 아름답게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어 가면 좋겠습니다."

대전일보 신춘문예 출신인 이태관 시인<사진>이 4년 만에 네 번째 시집 `숲에 세 들어 살다`를 발간했다. 이번 시집은 다양한 나무들의 고유한 특성을 사람들의 삶으로 승화시켜 눈길을 끈다.

시집 속에는 떡갈나무, 먹감나무, 커피나무, 단풍나무, 노간주나무, 동백나무 등 무려 31종의 나무가 등장한다. 마치 `나무를 위한, 나무에 의한, 나무의 시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평소 여행 중에 느꼈던 햇살, 바람, 나무, 숲 등의 요소들과 삶에 대한 성찰을 연관시켜 하나의 숲처럼 시집 한 권에 담았다"고 전했다.

시인은 시집에서 각각의 나무들의 특성을 형상화해 개개인들의 삶의 희로애락과 연결한다. `자작나무`에서는 일제 강점기 때 만주의 독립운동가들이 고국으로 끝내 돌아오지 못한 아픔을 그렸고, `호랑가시나무`에서는 시장 한 귀퉁이에서 순대를 파는 할머니의 신산했던 삶을 나타냈다. 또한 `미루나무`에서는 고향을 떠나 도시의 노동자로 전락한 시금털털한 사내들의 삶이 나무의 이야기와 더불어 펼쳐진다. 결과적으로 시집은 `사람을 위한, 사람에 의한, 사람의 시집`으로 귀결된다. 전체 편수가 47편인 얇은 시집이지만 그 생각의 두께와 깊이는 만만치 않게 두껍고 깊다.

시인은 공통성과 개별성이 상존하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를 숲에 비유한다. 숲을 이루고 있는 `자귀나무`, `소나무`, `굴참나무` 등은 저마다의 내력을 지닌 자아다. 숲과 같이 함께 아파하고 행복해하며 더불어 살아갔으면 하는 소망을 담고 있다.

그는 "파편화된 개인의 삶이 더 피폐화되고 마침내 무너지기 전에 우리의 삶이 과연 숲이라는 공존을 이룰 수 있을지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숲에 다다라야 한다는 것만큼은 틀림없는 사실이다"며 "시를 통해 나무가 가지고 있는 특성과 자신의 삶을 비교해보면서 건강한 숲을 이루는 하나의 구성원으로 발돋움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대전 출신인 이태관 시인은 1990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와 1994년 `문학사상`으로 등단했다. 그동안 시집 `저리도 붉은 기억`, `사이에서 서성이다`, `나라는 타자` 등을 펴냈다.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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